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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마약이 아니다” 뇌 전문 의학박사의 충고

이대호
- 서울아산병원 강동화 교수 “게이머 뇌 전두엽 활성화 관찰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7월,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발표돼 이목을 끌은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시간전략(RTS)게임이 시지각학습을 용이하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국외와 달리 국내에선 게임을 긍정적으로 본 연구가 드문 편이라 업계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이 27일 서울 역삼동 아이타워에 강동화 교수를 초청해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되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강동화 교수는 “게임을 보는 시각의 균형감을 갖기 위해 연구하게 됐다”며 시지각(visual perception) 학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게임경험자들의 시지각 학습능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전제를 뒀고 실제 연구에서도 결과가 그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실험 비교군으론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20~30대 남자(프로게이머 배제)와 누적 경기수 1000회 이상 등을 경험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 1년간 어떤 종류의 게임도 10시간 이상 한 적이 없는 논(Non)게이머를 나눴다. 각 표본은 15~16명이다. 표본수에 대해선 임상 실험이 아닌 통제된 실험에선 충분한 사람 수라고 강 교수는 말했다.

실험은 화면 가운데 글자를 구분하는 동시에 눈 깜짝할 새 표시되는 문자열의 기울기(수평, 수직 구분)를 계속 맞춰나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번에 300회 이상 문제를 냈고 이러한 훈련을 사람별로 6회씩 진행했다. 실험 전후에 자기공명촬영(fMRI)를 찍어 비교했다.

강 교수는 “게이머들은 처음부터 잘했고 (게이머마다) 편차도 심하지 않았다. 러닝(시지각학습)이 굉장히 빨리 일어난다”며 “논게이머는 처음에 헤매다가 학습이 일어난다. 논게이머 중에 운동선수는 잘하더라”고 전했다.

게이머와 논게이머의 뇌는 전두엽 활성화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게이머 뇌의 경우 오류를 감지하고 의사 결정과 관련된 전두엽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도 게이머들은 시지각학습과 관련된 뇌 연결패턴이 논게이머보다 굵게 발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교수는 시지각학습 게임 개발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지금은 치료방법이 없는 시야장애(4분맹, 반맹 등)를 시지각학습을 통해 개선하기 위한 연구 과제를 진행 중이다. 몇 달간 실험을 거쳐 일부는 시야장애가 개선되기까지 했다. 이를 증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강 교수는 이날 특강에서 “게임을 마약과 동일시하는 것은 단순화된 측면이 있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사랑과 미움, 증오하는 사람들의 뇌 사진을 찍어보면 종이 한 장 차이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그렇게 따지면 ‘사랑은 마약과도 같다’는 말도 뇌 과학적으론 진실”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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