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카카오‘톡(talk)’→카카오‘독(毒)’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흔히 ‘독’이라고 하면 화학적 작용을 통해 건강이나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물질을 말한다. 물론 치명적인 신경독을 가지고 있는 보툴리누스균에서 추출한 보톡스, 수십 가지 이상의 독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청자고둥에서는 난치병 치료 신약, 전갈독은 항암치료의 재료가 되는 등 독은 그 자체로 무척 위험하면서도 유용한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가장 강력한 독에서 완벽한 신약이 나온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카카오의 행보를 보면 7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가능케 해준 ‘카카오톡’이 약으로 쓰일지, 아니면 독으로 스스로를 공격할지가 무척 궁금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카카오톡은 국내 최고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의 부진한 실적을 보면 카카오톡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당연히 카카오톡이지만 문제는 수익원이 아니라는데 있다. 고급택시 서비스 ‘카카오톡 블랙’이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지만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연말까지 추가로 O2O 서비스를 더 내놓겠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
임지훈 신임 대표는 제주도 본사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는 물론 콘텐츠,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 모든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연결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온디맨드 경제(On demand·주문형 경제)’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전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의 플랫폼 크기를 계속해서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카카오톡은 메시징을 위한 도구를 한참 넘어섰다는 점에서 비대해진 플랫폼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해외사례를 보면 O2O 서비스는 직접 수익, 예컨대 물건이나 티켓 등을 판매하는 형태이거나 광고를 이용한 수익원이 주력이다. 여기에 핀테크가 결합되면 끊임없는 연결성이 이루어진다. 카카오택시 블랙과 카카오페이의 연동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O2O 서비스가 당장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명확한 수익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영역 확대라고 지적받을 수 있다. 해외사업이나 포털 서비스인 다음도 마찬가지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위해 재해석하고 있다’, ‘이런 분야는 다음이 국내 최고구나 하는 방향이 맞다’는 임 대표의 말을 조금 비틀면 ‘1등 탈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로 들린다.
이런 점에서 임 대표는 사업가로써의 냉철한 면이 엿보인다. 수많은 스타트업을 만나고 발굴해온 안목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에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할 터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승부사 기질을 검증받는 시험대에 올랐다고도 볼 수 있다. 스스로 말한 것처럼 ‘사람을 잘 본다’는 그의 능력을 날로 커지고 있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어떻게 녹여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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