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표절 시비’ 첫 승소…후폭풍 불까
- 킹, 아보카도 대상 승소…추가 소송 여부에 촉각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모바일 퍼즐게임 ‘팜히어로사가’로 유명한 킹(king.com)이 모바일게임 저작권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국내 게임업계에 미칠 후폭풍이 주목된다. 앞서 표절 논란이 불거진 모바일게임들에 잇단 소송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킹은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아보카도)의 ‘포레스트매니아’가 팜히어로사가를 베꼈다고 보고 지난해 9월 저작권 소송을 제기,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제12민사부)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킹은 ‘에스(S)’자 형태의 게임 스테이지 화면 구성 등의 시각적 유사성과 퍼즐 배치의 특징적 규칙 등 포레스트매니아가 팜히어로사가의 독창적 표현을 참조했다고 주장했다. 아보카도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보편적 표현이라고 반박했으나 국내 법원은 킹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로 아보카도는 당장 약 11억원을 배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또 법원은 선고일로부터 포레스트매니아의 서비스 중단일까지 매월 8000여만원을 킹에 지급하도록 했다. 회사 측은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킹의 롭 밀러(Rob Miller) 최고법률책임자(CLO)는 판결 이후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소송에서 표절 게임의 서비스 중단 및 손해배상금 지급 판결이 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례의 경우에는 타 게임 개발사가 불법적인 행위로 킹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의 성과에서 부당한 이득을 얻는 것에 대항하여,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사례를 ‘본보기(리트머스) 소송’이라고 보고 있다. 킹이 게임 저작권에 대한 국내 법원의 시각을 확인한 이상 그동안의 법적 다툼 경험을 토대로 저작권 소송을 다시 제기할 것이란 관측이다. 킹은 지난해 홍콩의 식스웨이브스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해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킹의 추가 소송 대상으로는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가 거론된다. 앞서 업계와 이용자들 사이에서 애니팡2가 킹의 캔디크러쉬사가를 베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아이디어로 볼 수 있는 3매치(퍼즐 3개를 연결) 방식의 유사성이 아닌 특수 퍼즐 구현이나 퍼즐이 터지는 규칙과 효과 등이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물론 킹이 선데이토즈를 대상으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할지는 미지수다. 애니팡2는 2014년 1월 출시돼 선데이토즈 작년 연매출을 1441억원으로 끌어올린 블록버스터 게임이다. 지금도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0위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가 대표 퍼즐게임인 셈이다. 소규모 업체인 아보카도와 달리 킹 입장에서도 선데이토즈에 소송을 걸기엔 상당히 부담되는 일이다.
킹의 오세욱 한국지사장은 추가 소송 여부에 대해 “국내엔 법무조직이 없다. 본사에서 진행하는 건”이라며 “그 이상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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