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 인수합병 신청…방송통신 빅뱅 결과는?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 빅뱅을 불러올 방송통신 기업의 결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까.
1일 SK텔레콤이 정부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위한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일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지 한 달만이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 인수와 함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간 합병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주식 취득과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공익성 심사와 인가, 방송법에 따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과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의 합병에 대한 인가를 비롯해 방송법에 따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합병에 대한 변경허가 IPTV법에 따른 변경허가 등이 신청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인가심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인가심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진행하게 된다. 심사는 최대 90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심사가 진행된다면 SK텔레콤 계획대로 4월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방통위와 공정위의 판단이 지연되거나, 서류보정, 검토 연장 등이 필요할 경우에는 심사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반드시 90일 이내에 처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주력사업을 초고속인터넷에서 미디어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플랫폼 역량 강화를 천명한 바 있다. 초고속인터넷 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미디어 기업 전환 전략도 플랫폼 강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동통신 지배력이 방송으로 전이돼 방송통신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LG유플러스는 인수합병 자체가 불허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경쟁사의 반발에도 불구, 인수 자체가 불허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SK 진영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지만 여전히 KT가 상당한 차이로 1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사한 사례에서 인수합병이 불허된 사례가 있지만 일방적인 지배력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에 한해서다. 현재 방송통신 경쟁상황을 감안할 때 SK그룹의 방송통신 지배력 확대는 맞지만 경쟁사를 압도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과거 통신방송 기업의 인수합병 때와 같이 다양한 인가조건이 붙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무엇보다 전국 사업자인 IPTV와 지역방송인 케이블TV의 결합이다. 국내에서는 첫 사례이다. 방송의 공공성, 다양성 확보를 위한 조건을 비롯해 점유율 관련 조건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의 역할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지배력 확대 및 방송상품으로의 전이 여부도 검토사안이다. 먼저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지만 인수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CJ헬로비전의 80여만 알뜰폰 가입자는 다른 자회사인 SK텔링크로 넘어갈 예정이다.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는 대부분 KT망을 이용한다.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점진적으로 SK텔레콤 망으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 등을 감안해도 SK텔레콤이 알뜰폰을 포함해 시장점유율 50%를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단기간내 급등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SK텔링크의 알뜰폰 지배력 확대에 대해 미래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미래부는 양사의 결합이 방송통신 시장에서의 공정경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꼼꼼히 따질 계획이다. 또한 합병 이후 예상되는 ICT 산업에서의 변화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방통위는 방송의 산업적 영역 이외에 보편적 가치로서의 영역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전국방송과 지역방송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방송의 공공성, 다양성 가치를 지키기 위한 방안들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만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지난달 토론회에서 "합병심사를 진행하면서 이번 합병이 맞는 것인지 국가산업 발전이나 이용자 편익 측면에서 적절한지, 경쟁제한성은 없는지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시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해 검토한다. 양사의 결합이 방송과 인터넷, 이동통신 상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평가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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