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리포트/ IoT 1부] ‘홈 IoT’, 과연 이통사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사물인터넷(IoT)은 과연 성장정체기에 빠진 국내 통신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현재 ICT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사물인터넷(IoT)이다. 2016년에도 역시 IoT는 거의 모든 ICT관련 업종에서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ICT 기업들은 IoT를 새로운 성장동력 1순위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많은 연구기관들에서 수십억개의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자동차는 네트워크로 연결돼 금방이라도 자율주행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사람과 사물을 넘어 사물간 연결을 통해 나타날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는 빅데이터까지 IoT의 범위는 날이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ICT 산업은 IoT로 인해 다시 한 번 퀀텀점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최근 수년 간 IoT에 대한 기대치는 정점에 달해 있다.
시장포화에 음성기반의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신사들도 IoT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솔루션 등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타 산업과의 연계에 꾸준히 노력해왔다. 디바이스 등 제조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가는 추세다.
물론, 아직까지 성적표는 높은 기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편에서는 IoT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다. 수년째 ICT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잠재력은 평가받고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IoT의 가장 큰 시장으로 전망되는 디바이스 분야 역시 초기 단계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당분간 IoT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고 실제 이용자에게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영역은 디바이스, 네트워크보다는 서비스라는 평가가 많다. 서비스로서의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예를 들어 주차장 내 자동차의 입출내역과 요금정산을 관리하는 것은 네트워크 관점의 IoT로 볼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가까운 주차장의 빈 자리를 알려주고 길 안내를 해주며 간편결제까지 제공하는 것은 서비스 관점의 IoT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서비스로의 IoT, 출발점은 집(Home)
서비스 관점의 IoT가 가장 빨리,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다.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연결될 수 있는 사물(가전제품 등)도 다양하다.
가전이나 전력, 보안 등을 연결해 홈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개념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홈네트워크를 시작으로 홈오토메이션 등이 지금의 스마트홈, 홈IoT의 전신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 건설사를 중심의 홈오토메이션 보급은 일부에 그쳤고, 오히려 건설경기 하락과 시장의 미지근한 반응 등으로 인해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한차례 부침을 겪은 홈네트워크 서비스는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진화, 스마트폰의 등장 등으로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별도의 단말기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집안의 가전제품, 전력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게 됐고, 건설사 중심이 아닌 통신사 주도에 가전사, 솔루션 등 수많은 업체들이 협력하게 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홈IoT 시장은 올해 10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년 20%대의 성장세를 보여 2018년에는 19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통신사가 주도하는 홈IoT, 네트워크 인프라와 고객이 강점
전통적으로 스마트홈 시장은 홈 자동화 시스템 업체나 가전사들이 주도했지만 인터넷이 중심이 되는 홈IoT에서는 통신사가 주도권을 잡는 분위기다. 홈IoT를 구현하려면 일단 가정 내에 이동통신이나 와이파이 등 무선인터넷이 구축돼야 하고 가정 구성원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야 한다. 통신사들의 가장 핵심 비즈니스인 네트워크와 가입자가 기본바탕이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들은 IFA 등 전시회에서 다양한 홈IoT 단말기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실제 서비스 상용화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애플이나 구글 역시 마찬가지다. 2014년 구글이 32억달러에 가정의 온도 등을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Nest를 인수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 바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서비스로서의 가치는 시장에 주지 못하고 있다. 애플도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을 공개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반면, 아직은 기초적 수준이기는 하지만 통신사들의 홈IoT는 실제 과금 단계의 서비스까지 진척이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이통3사 모두 올해 들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해외에서도 미국 AT&T의 '디지털라이프(Digital Life)'를 비롯해 프랑스 오렌지가 홈라이브(Home Live)를, 일본 NTT도코모도 '도코모 스마트홈'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T&T의 홈 보안시스템은 월 40달러에 달하는 요금을 부과한다.
물론, 통신사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완성도 높은 홈IoT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가전, 홈기기, 솔루션, 보안 업체 등과의 협력은 필수다. 아직까지는 일부 가전, 전력의 제어, 보안 등에 집중돼 있지만 홈IoT 영역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통신3사 홈IoT 차별점은?
국내에서 홈IoT를 선도하는 곳은 통신사들이다. 가전 제조사들이 스마트홈 단말기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가정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 제공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통신3사는 경쟁적으로 홈IoT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 홈IoT 생태계 확산에 주력
SK텔레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홈IoT 얼라이언스 확대에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5월 개방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9월에는 통신사로는 이례적으로 가전박람회인 IFA에 참가해 삼성전자, LG전자와의 제휴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코맥스, 현대통신 등 홈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나 정우건설 등 건걸관련 업체들까지 제휴 범위를 확장해 SK텔레콤 표 스마트홈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현재 제휴사 수는 33개, 개발 중인 연동기기 종류도 60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은 현재 10여종의 기기를 출시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45종의 홈IoT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서비스 관점에서는 개인별 상황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스마트 인텔리전트 서비스로의 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사의 위치정보, 기상정보 및 개인비서 플랫폼인 ‘Be-Me’와 연동해 미리 상황과 환경을 예측하고 고객의 생활패턴을 학습해 개인별 상황에 적합한 제안을 하는 등 인텔리전트 스마트홈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에 장착되어 있는 위치, 동작감지 센서 등을 활용해 고객의 이동 패턴, 수면 패턴 등을 학습해 고객 위치가 이동할 때 이것이 퇴근길임을 인지하고 귀가모드 동작을 팝업으로 제안하는 등 인공지능 기능들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음성인식UI’ 등 나를 이해하고 먼저 제안해주는 스마트홈 인텔리전트 서비스로 진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KT, 홈피트니스·보안서비스 집중
KT도 올레기가 홈피트니스, 보안 등의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올해 출시한 ‘올레 기가 홈피트니스’는 손톱 크기의 초경량(7g) 센서를 옷이나 신발, 운동기구에 부착하고 운동하면서 올레tv 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 운동 속도 및 칼로리 소모 등 개인 운동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홈IoT 헬스케어 서비스다. 기존에 출시된 피트니스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야외 운동에만 사용됐고, 실내 운동의 운동량 측정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반면, ‘올레 기가 홈피트니스’는 보다 정확한 실내 운동량 측정이 가능하며 각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실내 자전거, 러닝머신, 스텝퍼 등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가정용 보안 서비스 ‘올레 기가 IoT 홈캠’도 KT가 밀고 있는 홈IoT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홈캠 단말로 촬영되는 영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위급 상황 시 앱의 ‘긴급출동’ 버튼을 누르면, 보안전문업체인 kt텔레캅이 곧바로 출동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올레 기가 IoT 홈캠의 단말 성능은 기존 가정용 보안카메라보다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100만 화소의 HD화질로 영상을 전달하고, 시중 보안카메라 대비 야간 밝기가 1.6배 향상돼 밤에도 뚜렷한 영상 확인이 가능하다.
안전과 편의, 기본에 충실한 LG유플러스
올해 7월 홈IoT 서비스를 선보인 LG유플러스는 기존에 출시한 가스락과 맘카를 포함해 새롭게 선보인 스위치, 플러그, 에너지미터, 온도조절기, 열림감지센서, 도어락 등 6가지 홈IoT 신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최근 일 평균 가입자는 1000여명으로 가입자 증가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원격 도어락, 도어캠, 스마트창호 등 신규 IoT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는 한편, 제습기, 정수기, 밥솥, 전동커튼 등 기존 가전제품과 연동되는 실내 온도조절기, 애완동물 자동 급식기, 애완동물 움직임 감지센서 등 댁내 모든 제품을 홈IoT 서버로 통합제어 하겠다는 계획이다. 집안의 가스밸브를 외부에서 원격제어할 수 있고, 창문이 열리면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준다. 스마트폰으로 방에서도 현관문을 열어줄 수 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에너지, 보안, 애완동물, 가전업계와의 제휴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의 지웨이브 기반 허브 외에도 와이파이, 지그비, 블루투스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모두 지원하는 지능형 멀티 허브와 AP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IoT 전국 설치 서비스 및 AS를 한꺼번에 지원하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홈IoT 서비스 역시 통신사에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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