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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게임업계 모두의 블레스’라 전해라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드롭(개발 중단) 위기는 많았다. 블레스만큼은 끝까지 가자는 애착이 있었다.”

이기원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오는 27일 출시할 온라인게임 ‘블레스’를 개발하면서 위기는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담담한 표정을 보이면서도 목소리에 힘을 실어 답했다.

블레스는 네오위즈게임즈 입장에서 애착이 클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지난 7년 동안 7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온라인게임 황금기’ 시절에 시작된 개발 프로젝트가 ‘온라인게임 쇠퇴기’에 접어든 지금에야 출시를 앞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블레스는 지난해 여름께 나올 게임이었으나 이 대표가 한 차례 일정을 미뤘다. 좀 더 완벽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이다. 최종 점검(파이널 테스트) 이후 또 한 차례 테스트를 거치기도 했다.

최근엔 게임업계 모두가 출시를 앞둔 온라인게임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신작이 기존 게임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부진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경쟁사 게임의 성공을 바라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네오위즈게임즈가 배수진을 치고 개발한 블레스마저 실패한다면 업계는 또 한번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당사자인 네오위즈게임즈가 받을 충격이 제일 클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2~3년 사이 급격한 실적 내리막을 겪은 대표적인 게임사다. 지난 2012년 6700억원을 웃돌았던 연매출 규모가 2014년에 2010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419억원이다.

1~2종의 퍼블리싱 성공작에 치우친 매출 구조가 불러온 결과다. 퍼블리싱 계약 연장에 실패하면서 실적도 같이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실적 부침을 겪는 중에도 네오위즈게임즈는 블레스 프로젝트를 끝까지 살렸다. 블레스를 향한 회사의 기대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기원 대표는 블레스 다음 승부수로 모바일게임을 꼽았다. 현재 개발 중인 PC온라인게임은 없다. 블레스가 실패한다면 지난 7년간 고집을 지켜온 네오위즈게임즈도 온라인게임 개발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안타깝지만 시장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경영진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도 업계와 마찬가지로 ‘모두의 블레스’가 될지에 기대를 걸어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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