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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뜨거웠던 모바일게임, 내년엔?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클래시오브클랜’ 천하의 종식을 알린 ‘레이븐’이 한동안 맹주 노릇을 하다가 ‘이데아’에 흥행 바통을 물려줬다.

그 사이 ‘뮤오리진’이 레이븐을 제치고 여러 번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 뒤엔 ‘히트’가 시장을 평정했다. 한동안 계속될 것 같았던 히트 천하도 다시 한 달여 만에 ‘세븐나이츠’에 의해 무너진다.

올 한해 모바일게임 매출 1위 다툼을 간단하게 떠올려봤다. 되새김할수록 뜨거웠던 한해로 기억된다.

아무래도 올해 주인공은 넷마블게임즈다. 레이븐을 앞세워 올 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외산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의 독주를 막았다.

넷마블은 이데아,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 여러 걸출한 게임을 거느린 자타공인 1위 사업자다.

웹젠과 넥슨은 주연에 버금가는 조연이다. 웹젠의 뮤오리진은 중국 모바일게임의 무서움을 알게 해줬다. 모바일에서 PC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기도 했다.

넥슨의 ‘히트’는 지난 11월에 등장했지만 그 짧은 기간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앞서 자리 잡은 선발 주자들을 단숨에 제칠 정도로 폭발적인 흥행파워를 보였다. 뮤오리진과 히트, 두 게임의 흥행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과연 내년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 지금의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측 불가다. 워낙 변동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넷마블과 넥슨 등 주요 사업자 위주로 시장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가능하다. 두 회사는 내년 출시작들을 공개한 바 있다. 유명 지적재산권(IP) 활용에도 적극적이라 눈길이 쏠린다.

여기에 엔씨소프트가 내년 모바일 시장에서 성과를 낼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넥슨이 많은 실패를 거친 뒤에 히트를 내놨듯이 엔씨소프트도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내년 시장에선 카카오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게임 창업멤버이자 게임업계 1세대인 남궁훈 엔진 대표가 카카오 게임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카카오가 업계 마당발로 통하는 남궁 대표를 점찍은 것은 그의 인맥을 높이 샀다는 얘기다.

현재 카카오 입장에선 ‘될 성싶은 모바일게임’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내 주요 게임사들 중심으로 탈카카오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에 중소 업체들과 네트워크를 다질 필요성이 생겼다.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게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한 만큼 카카오 플랫폼 차원에서 밀어주고 끌어준다면 중소 업체들도 반색하리라 본다. 이와 함께 카카오와 묘한 경쟁 관계를 이뤘던 위드 네이버 프로젝트의 재가동이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내년엔 다크호스가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쉬운 점이 바로 그것이다. 중소기업에서 내놓은 게임이 매출 상위권에서 진득하게 다툼을 벌였던 적이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안방을 내줄 것이란 위기감이 있지만 시장에 자극이 된다면 외산 게임의 유입도 마다할 것 없다는 생각이다. 2016년 새해, 강소기업의 탄생을 기다려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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