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도 꺼린다는 퍼즐게임, 14명 로커스게임즈가 시도한 이유
- 김정수 로커스게임즈 대표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해부터 대형, 중견업체 가릴 것 없이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을 쏟아내고 있다. 모바일 RPG가 이른바 ‘돈 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유료 결제율이 높은데다 그 중 열혈 이용자들은 한 달에 수십, 수백만원 쓰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업체들이 너도나도 RPG에 매달리는 이유다.
이처럼 업계 내 모바일게임의 장르 획일화 현상이 뚜렷해지자 ‘시장 몰개성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노골적으로 결제 유도를 하는 모바일 RPG가 늘어나다보니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에서 출시가 끊기다시피 한 모바일 퍼즐게임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로커스게임즈(www.locus-games.com 대표 김정수)의 ‘카페드쇼콜라’다. 이 게임은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프린스의 왕자’의 세 번째 시즌 카페드쇼콜라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수제초콜릿을 소재로 한 여성 취향의 퍼즐게임으로 보면 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6월에 글림게임즈로 출발했다. 그러다 2015년 6월, CGI 애니메이션 전문회사 로커스에 인수돼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로커스게임즈로 사명이 바뀌었다. 카페드쇼콜라를 즐기다보면 뛰어난 영상미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로커스의 노하우가 녹아든 결과물이다.
김정수 로커스게임즈 대표는 엠게임 자회사에서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열혈강호2’ 제작을 총괄한 바 있다. PC기반 RPG 제작으로 잔뼈가 굵었기에 모바일 RPG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수월했을 텐데도 그는 업계에서 돈이 안 된다고 하는 캐주얼 장르, 그것도 퍼즐게임을 택한 이유는 뭘까.
김정수 대표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통해 “자본력이 약하고 개발인력이 적어서 퍼즐게임을 택한 것은 아니다”라며 “RPG 유경험자였음에도 시장에 RPG 프로젝트만 있는 것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봤다. 모바일 특성상 좀 더 라이트한(가벼운) 게임, 힐링할 수 있는 게임이 다양하게 존재하지 않을까 봤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작년 이맘때는 제가 아는 모든 회사가 RPG를 만들고 있어서 우리가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들어가면 더 힘들어지겠구나 생각했다”며 “퍼즐게임 ‘엔젤키스’와 ‘쿠키를 부탁해’를 제작하면서 노하우가 쌓였고 아쉬운 점들이 있어 재미있게 만들어보고자 카페드쇼콜라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페드쇼콜라는 한붓그리기 방식을 채택한 퍼즐게임이다. 이용자가 퍼즐을 한 번에 이어서 없애면 된다. 기존 퍼즐게임들이 같은 퍼즐 3개를 연결하는 3매치 방식과 타임어택(시간제한)을 고수한 반면 카페드쇼콜라는 다소 여유롭게 퍼즐을 한 번에 이어가면서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
김 대표는 “유저들이 즐겁게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혜자(이용자 혜택이 많은) 게임이라고도 불리더라”며 웃었다. 이어서 그는 “BM(수익모델)이 약한 것은 의도했던 부분이다. BM 대신 DAU(하루 사용자)가 많은 게임을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페드쇼콜라는 퍼즐게임치곤 출발이 좋은 편이다. 무료 앱 인기 2위까지 올랐다. 14명의 벤처가 직접 개발해 서비스하는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개발부터, 퍼블리싱, 운영까지 14명 모두가 1인 3역을 맡고 있다.
사실 로커스게임즈도 카페드쇼콜라 출시 전에 퍼블리셔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퍼블리셔들은 잘 만든 퍼즐게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퍼블리싱 계약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돈 되는 RPG를 원했기 때문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신규챕터를 오픈할 것”이라며 “현직 쉐프가 만드는 레시피를 게임 속에 그대로 쓰고 있다. 오프라인과 연계한 재미있는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다양한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너무 편향적으로 가면 산업 전체가 하향곡선을 그리거나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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