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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금융 조직’, 왜 존재하는가?… “디지털뱅크로 빠른 전환”

박기록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2016년3월말 발행한 ‘금융IT 혁신(革新)과 도전(挑戰)’ (상반기호)에 게재된 내용중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e북 또는 인쇄판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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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한준성 전무

“심플하고 스마트한 뱅킹프로세스 구현에 총력”
“글로벌금융 서비스 혁신에 주력, 미래금융 전문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야”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은행권에서 ‘미래금융’ 이란 조직은 좀 생소하다. 아직은 그 ‘역할’에 대한 정의가 너무 넓게 혹은 너무 좁게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 강력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는 조직은 단연 ‘미래금융’ 조직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2016년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 미래금융 조직을 대부분 확대 개편 시켰다.

‘기존 시장질서를 탈피해 새로운 시장가치를 창출하기위한 조직’으로 역할을 설정했다. 핀테크가 활성화되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예고되면서 비대면채널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차원이다.

KEB하나은행의 미래금융 전략을 이끌고 있는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전무(사진)는 ‘미래금융 조직의 역할’을 주제로 <디지털데일리>와 지난 3월초, 인터뷰를 가졌다.

KEB하나은행은 앞서 국내 모바일은행 서비스가 본격화되기 1년여 앞서 캐나다에서 ‘1Q뱅크’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2009년,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과감하게 시도해 성공시키는 등 스마트금융 전략에 있어서 앞선 감각을 자랑한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의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통합시킨 ‘하나멤버스’와 같은 빅히트 상품도 이같은 혁신의 ‘직관’에서 탄생한 것이다

한 전무는 ‘미래금융’의 정의에 대해 “디지털뱅킹 시대에 적합한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된 혁신 프로세스를 빠른 실행력으로 소비자에게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미래금융 조직의 운영과 관련, “은행 내부의 유관 부서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전제돼야한다”며 “현업과 IT부서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협업을 통해서만 ‘가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 전무는 올해 KEB하나은행의 주요 미래금융 전략 구현을 위한 주요 사업으로 아웃도어 고객 유치를 위한 태블릿브 랜치의 확대, 키오스크(KIOSK)및 ISW(Interactive Sales Wall)’ 등 신개념 디지털 채널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준성 전무와의 일문일답.

2016년 금융권 조직개편에서 ‘미래금융’이 크게 부각됐습니다. 전무님께서는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십니까?

- IT 기반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채널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요. 기술적측면에선 고객이 오히려 은행을 앞서가는 디지털 격차(Digital Gap)의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SNS와 핀테크를 활용하면 금융회사의 도움없이도 대출, 펀딩, 지급결제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금융회사에서 디지털혁신은 당연히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금융거래를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뱅킹 시대에 적합한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된 혁신 프로세스를 소비자에게 빠르게 제공해야합니다. 젊은 핀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미래금융그룹’ 조직의 역할을 디지털혁신의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디지털은행으로의 빠른 변화관리에 맞추고 있습니다.

▶ ‘미래금융’ 조직은 현업 및 IT부서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업-미래금융-IT본부’를 아우르는 긴밀한 협업을 위한 전략은 무엇입니까?

- 성공적인 디지털혁신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빠른 실행력입니다. 현업 및 IT부서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프로젝트 진행시 상근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해 미래금융, 현업 및 IT부서 직원이 물리적으로 동일한 사무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협업을 통해 스마트폰뱅킹 고도화 프로젝트인 ‘심플뱅킹(Simple Banking)’과 비대면실명확인 프로세스를 빠른게 선보일 수 있었죠. 마케팅 극대화를 위해 현업부서와의 협업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그룹의 원 컴퍼니(One Company) 브랜드 구축의 일환으로 출시한 ‘하나멤버스’가 큰 성공을 거뒀는데, 이는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코칭팀을 운영하고, 영업현장의 목소리와 고객의 의견을 즉시 전달한 부서간 협업의 결과입니다.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내기위한 영업점 스마트금융 리더인 ‘1Q Stars’와 영업점의 온라인마케팅을 지원하는 ‘최고지역 KEB하나은행’ 제도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인원, 대상 영업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KEB하나은행은 미래금융그룹 주도로 다양한 성과물을 선보였습니다. ‘올해 주력할 미래금융그룹의 사업방향은 무엇입니까?

- 올해는 인터넷 전문은행, 비대면 실명확인, 계좌이동제, 비은행 외환송금업 도입, 글로벌 지급결제회사의 국내 진출 등 굵직한 금융환경 변화요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비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비대면채널의 영업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채널에 심플 앤 스마트(Simple & Smart) 컨셉을 활용한 화면구성을 비롯해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단순하고 직관적인 고객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1Q Bank’에 새롭게 추가된 비대면실명확인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신규고객을 늘리고, 기존 고객에겐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킬 계획입니다. 특히 아웃도어 고객 유치를 위한 ‘태블릿브랜치 확대, 키오스크(KIOSK)및 ISW(Interactive Sales Wall)’ 등 신개념 디지털 채널을 구축할 게획입니다.

두번째, 고객 접점을 획기적으로 증대해 나가겠습니다. ‘하나멤버스’서비스의 경우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휴처를 더 추가하고, 대형 멤버십 업체들과의 포인트 전환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늘리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멤버스’가 하나금융그룹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세번째, 글로벌 비즈니스도 중요합니다. ‘글로벌 1Q뱅크’서비스를 캐나다에 이어 3월에 중국에 런칭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합니다. 기존 해외송금 방식을 수신자 휴대폰번호를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한 ‘1Q Transfer’서비스를 이미 지난 2월 중 필리핀에서 시작했습니다. 이후 중국, 캐나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하나금융그룹 해외네트워크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혁신적인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창출못지않게 보안도 중요한 가치입니다. CISO의 관점에서 미래금융과 보안전략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지요?

- 혁신적인 비대면 금융서비스는 이용 고객의 편리성이 강조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안이 완전하게 보장된 상태에서만 의미가 있죠. 기존에는 편리성, 효율성과 보안성, 안전성은 서로 트레이드오프(상충) 관계로만 인식돼 대응이 곤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편리성과 보안성은 한 몸과도 같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둘을 모두 만족시켜야하고 우리는 그 방법을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자금융 이체거래시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나 보안카드의 제출 의무화가 완화되는 자율규제 속에서 안전성과 보안성 확보는 더 중요한 가치가 됐습니다. 손님들에게 더욱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간편하면서 강력한 다양한 인증수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KEB하나은행은 지문인증서비스와 스마트폰 ‘트러스트 존’ 기반의 OTP를 통해 손님이 더욱 안전하고 훨씬 편리하게 전자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 생체인증, 블록체인 인증 등 보안성이 더욱 강화된 서비스들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스마트금융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미래금융그룹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 글로벌성장 전략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접근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KEB하나은행의 해외네트워크와 연계된 핀테크 금융입니다. 국내는 최근에서야 비대면 실명확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허용됐지만 KEB하나은행은 이미 2015년 1월 캐나다 현지법인을 통해 비대면 기반의 ‘1Q bank’를 출시해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중국법인이 중국 내 외국계 은행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 기반의 다이렉트 뱅크를 출시해 중국인 고객이 모바일로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글로벌 간편 송금서비스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면 앱을 다운받아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1Q Transfer’의 개발을 마치고 한국과 필리핀간 글로벌 송금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빠르고 간편하게 저렴한 수수료로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채널이 있는 전세계 24개국에 있는 바로 송금이 가능합니다.

두번째, 글로벌 핀테크 회사와의 합작 또는 제휴를 강화할 생각입니다. 현재 글로벌 유수의 핀테크 회사들과 다방면에서 제휴 또는 합작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알리페이와 차이나페이 등과는 지불결제 제휴관계를 맺은 상태입니다.

핀테크 사업에 있어 관건은 생태계의 구축입니다. 이미 온라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협력을 통해 저희가 학습할 부분은 도입하고, 반대로 저희 솔루션을 수출할 기회가 있으면 과감히 도전할 것입니다. 이미 중국, 대만, 태국, 일본의 유수회사와 핀테크 합작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미래금융’ 조직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내부적으로 직면하는 어려움은 무엇이 있습니까?

- ‘미래금융’ 조직에 대한 내외부의 시각차가 큽니다. 은행 외부에서 봤을 때 미래금융조직은 현업으로 인식합니다. 실제 고객들과 접점을 만들고 실행하는 조직으로 보죠. 하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IT부서로 인식합니다. 결국 가장 창의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부분까지도 고려해야합니다. ‘각각의 영역을 서로 존중하면서 동시에 미래금융 조직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가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지금까지 은행의 채널과 상품(Product)이 별도로 구분됐었습니다. 그러나 고객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는 이제 이 두가지가 융합됐습니다. 은행으로선 채널과 상품을 모두 이해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죠.

국내 금융권에서는 아직 미래금융 조직을 이끌어가는데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금융’에 대한 정확한 롤 모델을 국내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무작정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모방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한국형 미래금융’모델을 개발해야한다는 제약도 있습니다.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을 구상해 내야하는 미래금융 실무자들로서는 피가 마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 은행권의 ‘미래금융’ 경쟁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어떤 지인은 저게 ‘미래금융을 놓고 요즘 은행들이 너무 과잉 경쟁 하는것 아니냐’ 고 질문합니다. 과열됐다는 것이죠. 물론 어느정도 동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시작도 안됐다’고 말해줍니다.
현재 KEB하나은행의 임직원이 1만6000명 수준인데 미래금융이 메인스트림으로 되려면 약 1000명 정도로 내부의 미래금융 전문가가 늘어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대면채널시대로의 전환, 미래금융이 이제는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생각입니다.

▶ ‘미래금융’과 관련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어디서 영감을 얻습니까?

‘미래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해 저는 주로 해외 선진사례들을 많이 참조합니다. 금융 뿐만 아니라 IT,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업종에서 영감을 얻을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요즘 화두가 된 ‘O2O’는 초기시장이 일어날때부터 매우 관심이 큰 영역이었죠. 금융의 역할은 제 나름대로 매우 크게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국내외 지인들과 SNS로 생생하게 소통하면서 제 나름대로 ‘금융’이란 콘텐츠를 넣어서 해석하려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큰 가치가 창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은행권에서 미래금융 서비스는 누구에게나 생소하고 두려운 도전일 겁니다. 그러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모두에게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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