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결정타 없는 현주소만 확인.…삼성SDI의 테슬라 배터리 공급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테슬라 전기차(EV)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가능성이 제기됐던 삼성SDI가 아쉬운 입맛만 다시게 됐다.

테슬라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모델 S와 모델 X는 물론 보급형 EV 모델3에 이르기까지 EV 배터리를 파나소닉이 공급한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SDI에 대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엘론 머스크 CEO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서 “모델 S와 모델 X의 (배터리) 셀은 파나소닉의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외신 매체가 “모델 3는 파나소닉, 로드스터는 LG화학, 테슬라에너지는 삼성인가?”라고 질문하자 “맞다”고 답했다.

결국 내용을 정리하면, EV에서 주력 차종은 파나소닉이 여전히 메인이고 LG화학이 보조하는 역할, 삼성SDI는 ESS 배터리를 담당하는 모양새로 구도가 잡혔다.

잘 알려진 것처럼 테슬라는 EV에 원통형 배터리를 쓴다. 초기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이었으나 이후 각형화 파우치형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다. 세계 최대 원통형 배터리 업체인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하게 되면서 기사회생했는데 다음으로 공급량이 많은 업체가 삼성SDI다.

테슬라가 EV에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동차라는 제품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한 덕분이다. 자동차는 태생적으로 중력과 마찰을 계속해서 극복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무게중심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디자인, 실내공간, 성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모두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며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

◆ESS만 가지고 만족할까?=ESS는 단순히 제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인프라, 배터리 등 다른 산업과의 연계가 무척 중요하므로 변수가 많다. 이미 삼성SDI는 테슬라에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한바 있어서 EV 공급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2차 전지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IT 제품으로 136억3100만달러(약 16조913억원)에 달한다. 다음으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와 같은 자동차가 46억5200만달러(약 5조4916억원)이다. ESS의 경우 23억200만달러(약 2조7175억원)에 그쳤다.

연평균성장률(CAGR)이 가장 높기 때문에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산업과의 보조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단기 실적으로는 적합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SS 사업에 있어 삼성SDI는 ▲2013년 미국 XP(Xtreme Power)와 공동으로 텍사스 전력기술 상업센터(CCET)가 주관하는 스마트그리드 실증 프로젝트에 리튬이온 전지를 기반으로 한 1MWh급 ESS 공급을 시작으로 ▲독일 전력 업체인 베막(WEMAG)에 전력용 10MWh급 ESS ▲일본 니치콘에 1조원(30만대) 규모의 가정용 ESS ▲올해는 미국 듀크에너지의 35MWh ESS 프로젝트에 리튬이온배터리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한국전력과 손잡고 해외 ESS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던 EV에 배터리를 더 많이 공급해야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SDI가) 중장기와 함께 단기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이수환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