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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LCD 가격 반등…업황 개선 기대감↑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주력 D램 가격이 반등하면서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1년 넘게 하락만 계속하던 가격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심리적 기대감이 가장 크다. D램과 함께 액정표시장치(LCD) 가격도 공급과잉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6월 27일 기준으로 주력 D램 가운데 하나인 DDR3 2Gb 가격은 최고 1.08달러로 평균가 1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부터 발빠르게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DDR4 4Gb의 경우 1.7달러를 기록, 주력 D램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두 제품 모두 2%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일단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D램 가격이 상승한 원인이 공급보다는 수요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D램 용량을 적극적으로 늘린 것이 주효했다.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 ZTE와 같이 비교적 널리 알려진 업체뿐 아니라 ‘오포(Oppo)’와 ‘비보(VIVO)’와 같은 신흥 업체가 약진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오포가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샤오미를 제치며 4위를 차지했다. 중국 내에서는 2위에 올랐고 비보는 4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가격을 무기로 비교적 중저가 사양의 제품을 출시해왔다. 하지만 오포와 비보가 주력으로 내밀고 있는 스마트폰은 4GB가 기본 메모리 용량이다. 64비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운영체제(OS)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메모리 용량은 충분히 더 늘어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은 사양으로 메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들 업체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메모리 용량도 조만간 4GB를 넘어 6GB가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D램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공급량 조절이다. 전 세계 D램 시장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D램보다는 상대적으로 시황이 좋은 낸드플래시에 설비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V낸드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위해 경기도 화성 17라인 2단계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사용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이 치열하고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다.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주메모리 용량은 4~8GB에 머무르고 있으나 보조저장장치인 낸드플래시의 경우 클라우드 등이 대중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용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만 어느 정도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D램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공급과잉 양상 벗어난 LCD 시장=공급과잉 문제를 겪은 LCD 디스플레이 시장도 D램과 마찬가지로 주요 패널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다. 6월 중순 이후로 32인치뿐 아니라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반등에 성공했다. 두 화면크기는 각각 보급형과 중고가 라인업을 대표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수록 패널 업체의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물론 전체적으로 패널 출하량은 감소세다. 올해 전 세계 TV 시장은 평균 화면크기가 30인치대에서 40인치대로 진입하는 첫 경험을 하게 된다. 올해 TV 출하량은 2억2200만대로 연초 내세웠던 2억2400만대에서 소폭 하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CD 패널의 면적 기준 출하량은 1억6800만 제곱미터(㎡)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점유율로는 LG디스플레이가 25%, 삼성디스플레이가 20%로 우리나라 업체가 절반에 조금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8세대 이상 대형 LCD 패널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은 AUO와 BOE가 각각 1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COST가 8%로 뒤를 따르는 모양새다. 최근 일본 샤프를 인수한 폭스콘의 자회사 이노룩스가 1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떨어지는 TV 출하량을 보존하기 위해 HDR, 울트라HD(UHD)와 같은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UHD LCD 패널 출하량은 93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성장률은 24%에 달한다.

한편으로는 중국 패널 업계의 수익성 악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BOE가 1분기 적자 전환했고 중국 정부 차원에서의 보조금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패널 업체의 투자 감소에 따라 올해 20% 수준을 넘나들던 LCD 공급과잉률이 내년부터는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IHS는 OLED TV 판매량이 2013년 4400대에서 2015년 33만5000대로 성장했고 올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18년에는 450만대 시장규모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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