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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KT-CJHV M&A 불허’ 파문 ‘일파만파’…외풍 논란 ‘확산’

윤상호
- 불허 근거, 정부 정책 방향과 배치…지상파 눈치보기 등 정무적 판단 의혹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공정위가 M&A를 불허한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 결정은 최근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다르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산업적 이해보다는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5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따르면 지난 4일 공정위가 발송한 심사보고서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취득과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불허 방침이 담겼다. 공정위는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를 근거로 삼았다. 공정위는 작년 12월부터 이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강력 반발했다. 유료방송 통합 규제 및 진흥책을 마련해 온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공정위가 내세운 권역 독점은 시장과 업계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은 이미 전국 사업자인 인터넷TV(IPTV)와 위성방송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권역별 점유율을 들이댈 경우 전국 방송 사업자가 케이블TV를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원천봉쇄 된다. 케이블TV 자율 구조조정 가능성이 사라지는 셈이다. 정부가 통합 방송법을 추진하는 근거도 약해진다.

케이블TV 관계자는 “권역별 점유율을 따지는 것은 전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IPTV 사업자보다 중소 케이블업계를 더 규제하는 모순”이라며 “케이블업계는 규모의 한계, 지역사업자 한계로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 및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위기 타개를 위한 구조개편이 필요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SK텔레콤은 “M&A 이후 대규모 콘텐츠,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도약에 일조하고자 했던 계획이 좌절됐다”고 지적했다.

CJ헬로비전은 “이미 IPTV 등 전국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흐름과 전면 배치된다”며 “특히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의 각축장이 돼가고 있는 방송통신시장 흐름으로 볼 때 매우 구태한 잣대며 이는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방송산업 구제 완화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공정위 결정에 외풍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M&A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와 KT LG유플러스는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M&A뿐 아니라 SK텔레콤 CJ헬로비전에 대한 부정적 뉴스를 쏟아내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영향력 축소와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시청률 하락이 원인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 대가로 지불한 돈이 CJ E&M으로 흘러가면 이 상황은 가속화 될 수 있다. CJ E&M의 콘텐츠 경쟁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미 CJ E&M의 인기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와 동등 또는 이를 상회하는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M&A를 허용할 경우 지상파를 적으로 돌리게 된다. 대선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여소야대 정국이다.

현 정부와 SK그룹 CJ그룹의 불편한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현 정부 들어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가 수감 생활을 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CJ그룹 역시 이재현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회장은 건강 악화에도 불구 여전히 영어의 몸이다. 또 지난 6월에는 합병 반대를 주장해 온 현대원 서강대 교수를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에 선임했다. 현 수석은 KT 사외이사기도 했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지상파 방송사 SBS 출신이다.

한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공정위 전원회의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공정위 결론은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청취 뒤 전원회의에서 확정된다.

SK텔레콤은 “공정위로부터 전달받은 심사보고서를 면밀히 검토 중이며 여러 가지 후속 대책을 고민 중이다”라는 입장을 표했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 심사결과에 거듭 유감을 표시하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이런 점을 잘 살펴 합리적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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