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획정 전국이 대세…“공정위 M&A 불허 문제 많아”
- 권남훈 건국대 교수, 공정거래학회 심포지엄서 주장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가운데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판단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국대학교 권남훈 경제학과 교수는 12일 한국공정거래학회 심포지엄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M&A와 관련한 공정위 사무국의 심사보고서에 대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권 교수는 "이번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방송인데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CJ의 케이블이 합쳐져도 2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IPTV가 약진하고 있고 케이블TV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PTV가 성장하고 있지만 1위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간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권 교수는 "SK와 LG도 성장하고 있지만 워낙 없는 단계에서 가입자가 늘어나 성장하고 있는 것이지 1위 사업자와의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케이블TV 역시 M&A를 통해 가입자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매우 암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권 교수는 공정위 M&A 불허결정의 근거가 된 케이블TV 권역에서의 경쟁제한성 판단에 대해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과거에도 공정위는 SO간 결합시 권역에서의 경쟁제한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지만 실제 심결에서는 전국적인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며 "때문에 불허는 없었고 시정조치 역시 약하게 부과됐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티브로드와 대구 케이블방송 결합시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81%로 7% 점유율을 가진 2위 사업자에 비해 월등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당시 결합을 승인하고 아날로그 상품에 대해서만 수신료 인상제한, 채널축소 금지 등의 조건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는 IPTV가 없던 2006년에도 금호방송과 북부방송간 결합때에도 점유율이 96%까지 상승했지만 유사한 심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당시 공정위는 디지털 방송의 경우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감안할 것"이라며 "또한 권역별로 평가는 했지만 전국적인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었는데 이번에는 과거 결정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현재 디지털방송만 보면 통신사 점유율이 70%고 초고속인터넷은 83%"라며 "유료방송 시장이 전국으로 가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권 교수는 결합상품 시장에서 이동통신 지배력이 유료방송에 전이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시장지배력 전이가 이뤄지려면 주 상품 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지배력이 있어야 하고 부 상품 시장에서도 경쟁사를 배제할 만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매우 까다로운 조건과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현실은 결합판매로 인해 시장지배력 전이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이 사안은 2월에 이미 결론이 났어야 했다"며 "길어지는 과정에서 경쟁사, 지상파 반발이 심해서 어느정도 고려하는 부분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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