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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고객 패턴 변화…금융사 빅데이터 통해 극복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권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유보적이었던 은행권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은행을 주력으로 한 금융지주사 내 계열사 간 고객 정보공유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일부 은행들은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한 빅데이터의 현업 적용 타당성을 확인하는 정도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7일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익명화한 개인신용정보를 통계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시행령 및 신용정보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빅데이터 활용의 물꼬가 터졌다.

이번 개정안은 주민번호와 같이 특정 개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식별할 수 없게끔 가공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명문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금융권을 비롯한 산업계에서는 개인신용정보의 범위가 불확실하고 비식별 조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빅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금융사들은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개발과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빅데이터의 적용을 타진하기 위한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진행해 왔다. 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이 빅데이터 시범적용을 위한 사업을 추진했으며 최근에는 국민은행이 관련 사업을 발주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빅데이터를 적용하려는 업무 시스템과 서비스는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표>A은행 빅데이터 시범 사업 내용

과제

세부 내용

이탈예측모델

목적: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른 이탈고객 조기감지 및 방어 활동

데이터: 상담 및 민원데이터(음성, 텍스트), 정형 데이터(고객정보, 상품, 잔액 등)

분석: 정형데이터와 연계해 음성 및 텍스트에 내재된 고객불만, 이탈 요인 분석

검증: 이탈변수의 예측정확도

여신가망고객

발굴

목적: 여신 확대를 위한 가망고객 발굴(예시, 우수 수신고객 중 타행여신 취급고객 등)

데이터: 거래데이터 (적요, 횟수, 주기 등), 정형 데이터(고객정보, 상품, 잔액 등)

분석: 고객특성 및 거래패턴 추이분석을 통해 고객니즈 및 맞춤형 상품 발견

검증: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니즈의 예측 정확도

맞춤형 상품 제안

목적 : 앱/웹에서의 고객 활동정보를 통해 고객 니즈 및 관심상품에 대한 파악을 통한 선제적 마케팅 활동

데이터: 로그(방문횟수, 관심화면, 이동경로 등), 정형데이터(고객정보,상품 등)

분석: 고객군별 화면 이동패턴 및 관심화면에 따른 상품구매 연계율 분석

검증: 고객군별 화면 이동경로에 따른 상품구매 패턴발견

A은행의 예처럼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은행들은 가망고객 발굴과 고객이탈 사전 탐지 및 대응책 마련, 그리고 고객 맞춤형 상품 제안에 빅데이터 기법을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다른 증권,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개인종합계좌(ISA), 지난 4일 오픈한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등 금융사들의 경쟁 환경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선택권이 보다 강해지면서 금융사들은 기존 고객에 대한 수성은 물론 이전과는 다른 가치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특히 금융고객의 거래 행동이 모바일, 키오스크 등 다양한 채널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구매패턴을 보임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나누는 기존의 대응전략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선제적인 대응은 물론 옴니채널, O2O 등 달라진 금융고객의 소비패턴을 인지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 소비패턴 및 금융 라이프사이클 분석을 통해 금융사들은 고객들이 고객상담센터에 전화 걸기 전 고객접점 채널의 고객행동 이해를 통해 콜센터 생산성 및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등의 시도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고객 서비스 제고 뿐만 아니라 금융사들은 내부 업무 효율화와 관리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빅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사에 필수적인 보안시스템에도 빅데이터 접목이 속도를 내고 있다. 외부에서의 침입을 막는데 초점을 맞춰왔던 보안 정책이 이제는 사전 탐지와 대응에 집중되면서 보안관제 기조도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 머신러닝에 기반한 보안관제 고도화가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이상거래탐지시스템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예측할 수 있는 분야에 빅데이터 도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로보 어드바이저’, ‘중금리대출’ 등 금융 서비스에 빅데이터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금융사의 개별적인 역량강화도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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