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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공지능 기술 도입 본격화적용…신규 시장 창출 기대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인공지능기술이 금융산업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구글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대결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금융권이 빠르게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에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단순한 마케팅 용어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인공지능, 금융권 파급력 높아=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접목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역시 금융산업과 접목했을 때 파급력과 확산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산업분석부 조윤정 연구원은 ‘인공지능의 부상과 금융업의 활용기회’ 보고서를 통해 주요 산업 중에서는 금융업과 관련된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성과 기술 활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 시장규모가 2015년 약 1300억 달러로 추산 되는 가운데 응용산업별 시장 비중에서 금융업은 2015년 17%, 2020 년 24%로 광고·미디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시장에서 금융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대한 사전타당성 검증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인공지능 기반 ‘챗봇’ 서비스 사전 검증 사업에 나선 것이 우선 손에 꼽힌다.

이들 은행은 인공지능에 기반해 고객과 대화형 상담채널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챗봇’이 기존 고객 상담 범위 중 어디까지 대체가 가능할 지를 두고 연구 및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챗봇이 금융상담에 적용되면 정형화된 질의에 대한 응답은 챗봇이 담당하고 구체적인 상품 상담과 같은 고난이도의 질의에 대해선 전문 상담사로 연계해 전체적인 상담 시간 단축과 다수의 고객 응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 입장에선 챗봇을 통해 자동화된 고객상담 뿐만 아니라 고객 정보와 연계한 단순 상품 추천 및 행사 안내 등의 개인화된 마케팅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챗봇을 검토하고 있는 은행들 모두 파일럿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처럼 사전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객의 자산과 금융상품과 연관되는 만큼 인공지능이 잘못된 정보 등을 제공할 경우 인지도 하락 및 고객 신용도 하락 등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금융 서비스 시장 창출=증권 등 자본시장 업계에선 트레이딩과 투자 분야에 인공지능 접목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쿼터백투자운용과 지난 4월부터 운용중인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펀드 수익률이 5∼6%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쿼터백자산운용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근간으로 최적화된 글로벌 ETF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반영해 운용하는 글로벌 펀드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의 감정적 투자요인 등을 배제하고 수치와 분석을 통해 투자를 결정한다.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투자 부분에서 5% 내외의 수익률이 보장될 경우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중금리, 중위험 투자 부분에서 일정 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 등 안정적인 수익률이 필요한 부분에 적용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민간 주도 기업형 연구소인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 연구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은 지능정보기술 연구 결과물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에 선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해상,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KDB생명 등 보험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을 고객응대와 신용도 분석, 그리고 보험료 산출을 위한 리스크 분석 등에 적용을 타진하고 있다. 그동안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고객 리스크 분석 등에 나선 보험사들은 국제회계기준(IFRS) 4단계 도입을 앞두고 계리시스템의 고도화 등이 추진되고 있다.

IT서비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계리시스템 고도화는 고객의 가치를 현시점에서 재 산출하자는 것으로 보다 정교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완성도가 높다는 전제아래 시스템 수용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시장 창출도 기대된다. 산업부 산하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추진단이 지난 12일 개최한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포럼’에서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강윤 교수는 “IBM 왓슨은 콜센터, 보험, 챗보스 정부기관의 민원서비스 등 DIVA(Digital Virtual Agent)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며 “금융, 법률, 제조 등 전문가에 의해서 수행되던 업무지식들이 데이터로 축적되고 관련 거래시장도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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