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레코리아, 안규문 대표 정년퇴임…밀레 회장, “삼성·LG 안방서 성과 낸 곳 밀레뿐”

윤상호
- 고희경 신임대표, “단기간 내 2배 이상 성장 목표…제품군 다양화 체험 마케팅 강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0여년간 밀레코리아를 이끈 안규문 대표<사진 오른쪽 첫번째>가 이달 정년 퇴임한다. 새 선장은 질레트 피앤지 유니레버 등을 거친 고희경 대표<사진 왼쪽 첫번째>다. 10월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밀레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과 악셀 크닐 밀레 마케팅·세일즈부문 최고경영자(CEO)<사진 왼쪽 두번째>가 방한해 이를 직접 발표했다. 밀레코리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본거지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외국계 전자회사 중 하나다.

27일 밀레는 서울 종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밀레 및 밀레코리아의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밀레는 독일 가전업체다. 유럽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이위다.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37억1000유로(약 4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밀레코리아는 지난 2005년 설립했다. ▲세탁기 ▲식기세척기 ▲청소기는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밀레 공동 회장은 “아시아 시장은 유럽 프리미엄 가전을 찾는 소비자의 니즈(Needs)와 기대가 충족될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향후 한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 마케팅을 강화해 한국에서도 기업 신뢰도를 더욱 향상시켜가겠다”고 말했다.

크닐 CEO는 “밀레는 급한 성장보다는 지속적 성장을 추진하는 회사”라며 “아시아권에서는 모든 업체가 중국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각각 현지에 강력한 회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하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한국은 외산 가전의 무덤이라고 여겨지는데 유일하게 살아있는 업체가 밀레다”라며 “삼성전자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은 프리미엄 시장 확대로 이어져 밀레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 신임 대표는 “본사는 당장의 성과보다 꾸준함을 강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빠른 시간 내에 2배 이상 성장을 하는 목표를 잡고 있다”라며 “프리미엄뿐 아니라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주방 가전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소개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한국에 들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속성장보다 현지에 밀착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우선 하는 것은 밀레의 독특한 소유와 경영 문화도 영향이 있다. 밀레는 밀레 가문과 진칸 가문이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소유한 가족회사다. 1899년 창립 이래 4대째 가족 경영 체제다. 지분은 남녀 형제에게 고르게 상속된다. 이사회는 밀레와 진칸 가문의 1인과 전문경영인 3인 총 5인으로 구성한다. 가문의 대표가 되기 위해선 가문 내의 경쟁에서 실력을 인정 받아야한다. 117년 동안 경영권 분쟁이 생기지 않았던 이유다. 이사회는 만장일치가 원칙이다. 만장일치가 없으면 어떤 사업도 추진치 않는다.

크닐 CEO는 “외부에서 보면 낯설고 경영속도도 느릴 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공동의 책임과 추진력이라는 강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라며 “상대방을 설득해 최상의 결론을 찾는 과정을 거치며 품질과 혁신이라는 가치에 대해 1명이라도 의구심을 표하면 재검토를 하는 것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밀레 공동 회장은 “우리는 유기적 성장이 목표다. 인체의 세포는 너무 빨리 자라면 암 세포가 되고 너무 빨리 죽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회사도 마찬가지다”라며 “한국 역시 2008년과 2009년 경기침체 때 말고는 꾸준히 잘 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숫자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지 않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사물인터넷(IoT)과 한국·일본·중국의 추격은 밀레에게도 도전이다.

밀레 공동 회장은 “밀레가 한국에 진출하듯 한국기업도 독일 등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무역의 과정이다. 혁신은 고객 중심이어야 한다. 스마트홈의 중요한 경쟁력은 각 제품의 네트워킹과 이를 고객 중심으로 묶어줄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분석했다.

크닐 CEO는 “한국 중국 일본 고유의 요리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유럽 스타일 제품이 대응이 쉽지가 않다. 아시아 요리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도 영향이 있다”라며 “하지만 빌트인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도 수요가 많고 밀레도 급속도록 성장을 하고 있는 점”이라고 상대방의 안방에서 성패가 경쟁력을 강화시켜준다고 표현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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