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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영알못 이제 없다?…AI 통역사가 척척

권하영 기자

브리티 코파일럿 주요 기능 [Ⓒ 삼성SDS]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팬데믹을 기점으로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면서 해외 거래처나 해외지사 직원과 화상회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외국어를 잘 못해도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AI) 통역사가 회의 내용에 대해 실시간 번역 자막은 물론 음성 통역까지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삼성SDS가 선보인 업무용 생성형AI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 이야기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삼성SDS의 업무용 솔루션 ‘브리티 웍스’에 생성형AI를 적용한 것으로, 메일·메신저·화상회의 등 각종 소통·협업 도구를 자유롭게 오가며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4월 정식 출시 이후 벌써 100여개 기업이 삼성SDS의 생성형AI 플랫폼인 ‘패브릭스’와 더불어 브리티 코파일럿을 도입했다고 한다.

브리티 코파일럿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대 13개 언어로 제공되는 AI 기반 자동 번역 기술이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나 구글 밋, 줌 등 글로벌 화상회의 솔루션들도 어느 정도 번역 기능을 제공하긴 하지만, 브리티 코파일럿은 ▲영어와 한국어 스크립트를 동시에 지원하면서 ▲자막 기반 번역(STT, Speech To Text)은 물론 음성 기반 통역(TTS, Text To Speech)까지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삼성SDS 본사에서 만난 우창균 삼성SDS C&C상품기획그룹장은 “브리티 코파일럿은 디폴트 언어 하나만 자막을 제공하는 타사 솔루션과 달리 영어와 국문 두 가지를 실시간으로 동시에 지원하고 있고, 음성인식률도 85%대인 타사 대비 높은 95% 수준”이라며 “최근 추가해 곧 출시하게 될 TTS 기술로 통역사 없이 AI가 음성으로 통역을 제공하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는 이날 삼성SDS의 외국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이 화상회의 솔루션 ‘브리티 미팅’에 접속해 각자 모국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화면 하단에 실시간으로 자막 스크립트를 띄우면서, 오른편에는 영어를 한국어로 자동 번역한 대화 기록을 보여줬다. 이어 외국인 직원이 영어로 말한 내용을 AI 음성으로 한국어 통역을 해주는 상황도 연출했다.

“(AI 음성)…그래서 제가 영어로 말하고 있어도 회의실에서 한국어로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따라서 이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면 글로벌 회의를 훨씬 쉽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리티 코파일럿의 AI 번역 기능을 활용한 화상회의 시연 [Ⓒ 디지털데일리]

삼성SDS는 이러한 번역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어별 가중치를 설정함으로써 AI가 특정 업계에서 통용되는 전문용어까지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준우 삼성SDS 수석엔지니어는 “AI가 회의에서 워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번역해버리면 흐름이 이상해지고 크리티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래서 회사별로 자주 쓰는 용어들을 취합한 용어집을 등록해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브리티 코파일럿의 역할은 통역뿐만이 아니다. 이렇게 회의한 내용을 요약하거나, 그 중 ‘액션 아이템’이 될 만한 것을 파악해 제시하기도 한다. 회의록을 만들 때 대외비가 포함돼 있다면 민감 키워드만 따로 추출해 블라인드 처리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기능들은 브리티 코파일럿이 제공하는 추천 프롬프트를 버튼처럼 클릭하기만 하면 활성화되기 때문에, 매번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화상회의뿐만 아니라 회사 메일과 메신저를 통한 메시지 작성시에도 심리스하게 연결된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받은 메일이나 메신저 내용을 요약해주거나 반대로 메일이나 메신저 답변 초안을 작성해주며, 이 때 예상 프롬프트도 직접 추천해주기 때문에 원하는 뉘앙스와 형식에 따라 손쉽게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

예컨대 메일에 답장을 쓰고 싶을 경우 브리티 코파일럿의 ‘답장 쓰기‘를 클릭하면 ▲문의 ▲답변 ▲수락 및 검토 ▲거절 ▲대안 제시 등 상황별 키워드가 제공되는데, 그 중 ‘수락 및 검토’를 클릭하면 ‘컨텐츠에 대해 수긍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이메일 답장 초안을 작성해줘’라는 프롬프트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이 프롬프트를 클릭하기만 하면 브리티 코파일럿에 그에 맞춰 답장 초안을 써주는 식이다.

이렇게 생성된 초안을 수정하고 싶을 경우 원하는 문장을 드래그하면 길이(▲짧게 ▲중간 ▲길게)나 스타일(▲전문적인 ▲캐주얼한 ▲설득력 있는 ▲정중한)도 선택할 수 있어 원하는 분량과 뉘앙스로 손쉽게 바꿀 수 있다. 표와 같은 서식 변환이나 맞춤법 체크,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번역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브리티 코파일럿을 활용한 검색 및 문서 요약 기능 시연 [Ⓒ 디지털데일리]

생성형AI 기반 검색 기능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생성형AI 검색창 외에도 메일이나 메신저 화면에서 브리티 코파일럿을 호출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존재하는데, 이를 통해 모르는 내용을 질문하거나 문서 요약을 요청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단순 드래그로 메일이나 메신저에 복사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오픈AI ‘GPT’나 메타 ‘라마’ 등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지원하지만, 사내 데이터만 활용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어 거짓정보생성(할루시네이션) 현상도 차단할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브리티 코파일럿은 필터링 기능을 통해 질문자 권한을 확인한 후 허용된 범위 안에서 답변을 제공하게 된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내년부터 훨씬 개인화되고 고도화된 ‘퍼스널 에이전트’ 기능들이 순차적으로 제공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가 되면 브리티 코파일럿이 출근 때마다 주요 일정을 요약해 알려주는 ‘데일리 브리핑’, 업무 부재시 브리티 코파일럿이 회사 동료에게 대신 회신해주는 ‘부재중 업무처리’ 기능 등이 제공될 예정이며, 하반기부터는 팀 화상회의시 알아서 회의록 작성 등을 해주는 ‘미팅 어시스턴트’, 운전 등 상황에서 음성으로 호출해 사용할 수 있는 ‘음성 기반 업무처리’ 기능까지 업데이트된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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