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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금융규제컨설팅 회사 인수…AI기반 금융서비스 본격화하나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인공지능(AI)이 과연 북한으로 넘어가는 불법자금의 거래를 잡아낼 수 있을 있을까.

IBM이 지난 9월 29일 프로몬토리 금융그룹(Promontory Financial Group) 인수를 발표했다. 프로몬토리 금융그룹은 유진 러드위그(Eugene A. Ludwig) 전 미국 통화감사원장이 2000년 설립한 유수의 글로벌 컨설팅기업이다.

프로몬토리는 워싱턴 D.C.에 본사를 두고 있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지에 11개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는 위험 관리 및 규정 준수 분야, 즉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회사로 자금세탁 방지(anti-money laundering, AML) 분야의 프로몬터리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즈(Promontory Compliance Solutions) 등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주목할 만 한 것은 IBM이 프로몬토리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 ‘왓슨(Watson)’의 금융시장 접목을 본격화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특히 직접 금융 서비스 회사 인수를 통해 금융 시장에 인공지능을 보다 긴밀하게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꼽힌다. 금융업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금융당국으로부터 각종 인허가를 획득해야 가능한 산업이다. 이는 그만큼 지켜야 할 규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기술과 금융(Tech and Finance, 2016)’에 따르면 지난해 만들어진 새로운 금융 규제 요구사항은 2만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0년에는 전체 금융규제 사항이 3억 페이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국제회계기준(IFRS), 자금세탁방지(AM)을 비롯해 바젤(Basel),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 등 금융사가 준수해야 하는 국제규제의 설명내역은 각각 수백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이다.

이는 인간이 인지해 반영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양이다. ‘맥킨지 글로벌 뱅킹 풀(McKinsey Global Banking Pools 2016)’에 따르면 오늘날, 규제 환경 관리 비용은 연간 27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주요 은행의 모든 운영 지출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금융권 IT예산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지보수 비용을 제외하고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규제준수를 위한 시스템 구축 비용이다.

IBM은 이번 프로몬토리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간이 놓칠 수 있는 규제관련 항목 반영을 자동화하고 이를 통해 금융 리스크 경감은 물론 비용절감에 도움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먼저 진행되는 것은 인공지능 왓슨에 프로몬토리가 보유한 지식과 경험을 가르치는 일이다. 인공지능은 만능의 해결사가 아니라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유효한 자료를 찾는 법과 언어의 문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SK주식회사 C&C와 IBM은 왓슨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먼저 하고 있다. 그래야 왓슨이 무수한 정형, 비정형 데이터의 숲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IBM은 프로몬토리의 위험 및 규정 준수에 대한 솔루션과 경험을 왓슨을 비롯한 IBM의 시스템에 통합할 계획이다. 규제 의무, 재무 위험 모델링, 감시, 자금세탁방지와 고객알기(KYC) 등 특정 컴플라이언스 요구를 해결하는 솔루션에 지속적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컴플라이언스 부분의 인공지능 결합은 이전부터 예상돼왔다. 컴플라이언스는 규제 항목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요건이 이미 정해져있다. 다만 방대한 분량이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데 한계로 작용했지만 인공지능은 이를 실제 서비스로 연결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사람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을 수 없지만 인공지능은 찾을 수 있다"며 인공지능이 이러한 대규모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아내 적시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최적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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