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나노 EUV 도입 안하는 GF…삼성과 다른 길 간다
삼성전자, TSMC와 함께 3대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GF)가 7나노에서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18년 양산 계획을 밝히면서 AMD와 IBM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F 최고기술책임자(CTO) 게리 패튼은 7나노에서 EUV 대신 더블·트리플·쿼드와 같은 멀티패터닝 기술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F와 함께 반도체 생산 관련 공통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커먼 플랫폼(Common Platform) 연합을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와 사뭇 다른 행보다.
게리 패튼 CTO는 “한국 회사(삼성전자)의 사정을 알고 있지는 않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7나노에서 EUV를 조기에 도입하기로 한 삼성전자와는 다른 기술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GF가 7나노에서 당장 EUV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GPU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달리 미세공전 전환이 상대적으로 더디다.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내기 위해 칩 설계가 병렬연산에 최적화되어 있고 복잡한 배선이 깔릴 수밖에 없어서다. 배선의 간격(피치)에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한다. 10나노 양산에 들어간 AP와 달리 올해 들어서야 14/16나노 공정을 적용했을 정도다.
또 다른 이유는 GF가 파운드리 다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22나노 완전 공핍형 실리콘-온-인슐레이터(Fully Depleted Silicon On Insulator, FD-SOI) 공정이다. GF는 2015년 독일 드레스덴 생산 라인에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해 기존 28나노 벌크형 CMOS(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 p-n 접합 상호보완적 금속산화 반도체) 공정 라인을 FD-SOI로 전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FD-SOI는 기존 CMOS 반도체와 비교해 동작하는 전압이 낮아 전력소비량에서 우위를 가지고 생산공정을 줄일 수 이어 원가절감에 유리하다. 파운드리는 AP와 같이 미세공정 차별화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품종 라인업 확대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로부터 28나노 FD-SOI 공정을 들여와 파운드리에 적용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게리 패튼 CTO도 “다중 노광 공정은 멀티패터닝을 필요로 하고 핀펫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기술이라 중소규모의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는 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사물인터넷(IoT) 제품에서는 FD-SOI가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GF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4강 구도를 이루게 됐지만 7나노 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사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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