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포의 약진…미소 짓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스마트폰에 자국 업체인 오포의 R9가 이름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R9는 1700만대의 제품을 팔아 애플 아이폰6S의 1200만대를 압도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량 1위에서 밀려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오포의 약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괜찮은 성능,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요소를 충실히 반영한 것이 인기요인이다. 오포뿐 아니라 비보와 화웨이도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20%p 이상 증가하며 대세로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오포, 비보, 화웨이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했다. 애플도 올해 나올 차세대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 탑재를 결정한 상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누적매출은 7조3429억원에 달했다. 계절적 성수기가 겹친 4분기 실적까지 더하면 대(對)중국 사업의 매출은 사상최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액은 7조4200억원, 영업이익 1조3400억원을 기록,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 출범 이후 최대 영업이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주체제를 굳혔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플렉시블 OLED에서 짭짤한 재미가 예상된다. 현 수준에서 플렉시블 OLED를 제대로 양산해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A3 라인에서 월 10만5000장 수준으로 증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이 정도 물량이라면 화면크기에 따라 탄력적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가령 4.7인치라면 4억대, 5.5인치는 2억8000만대, 9.7인치의 경우 8300만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신형 아이폰의 화면크기가 최종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과 마찬가지로 5.5인치로 간다면 충분히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연간 아이폰 판매량은 2억대 수준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135% 증가한 1억3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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