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엔씨·SK플래닛 찍고 O2O로…그가 '야놀자'로 간 이유

이대호

- 야놀자, ‘빅데이터 전문가’ 송재하 최고기술책임자(CTO) 영입
- 서비스 뒷단 기술적 혁신에 주목…송 CTO “하반기에 변화 선보인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엔씨소프트와 SK플래닛을 거쳐 O2O 업계로 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한명 더 늘었다. 배달중개 O2O에 몸담은 조지훈 알지피코리아 CTO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CTO에 이어 숙박O2O 야놀자가 송재하 CTO를 영입했다.

3명의 CTO는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에서 처음 만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게임뿐 아니라 웹 서비스에도 관심이 컸고 ‘레몬펜’, ‘롤링리스트’, ‘라이프팟’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이때 게임업계에선 다소 ‘튀는 행보’로 비쳐지기도 했다. 시도는 좋았으나 수익화 측면에선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지난 2010년 대부분의 서비스가 종료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엔씨소프트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지 않았다. 국내 유력 O2O서비스를 이끄는 3명의 CTO을 낳았기 때문이다.

송재하 야놀자 CTO<사진>는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를 거쳐 SK플래닛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 팀을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말 야놀자에 합류해 CTO로 재직 중이다.

송 CTO는 엔씨소프트에서 웹 인프라를 구축하고 빅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맡았다. 게임 이용자 로그를 활용해 어떻게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할지 게임 콘텐츠를 확장시킬지 등을 연구했다. SK플래닛에서도 데이터 관련 업무를 이어간다. 그러는 사이 빅데이터 전문가로 거듭나게 됐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송 CTO를 영입한 것은 ‘공간혁신’을 위해서다. 숙박 O2O에서 쏟아지는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 서비스에 녹여내고 웹과 앱의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야놀자는 눈에 보이는 혁신과 함께 서비스 뒷단의 기술적 혁신에도 주목했다.

송 CTO는 최근 야놀자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이 대표가 연구개발(R&D)에 대한 충분한 재량권을 줬고 야놀자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O2O업계에 몸담은 이유를 설명했다.

야놀자의 연구개발 인력은 130명에 이른다. 이 중 본사 인력은 80여명. 송 CTO가 이끌고 있다. 앞으로 인력을 더 늘릴 방침이다.

송 CTO는 “숙박 사용자경험을 확장하려면 쾌적하고 좋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제를 편하도록 하고 앱 내 혁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네이버의 인공지능 챗봇도 활용해 서비스를 다듬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느낄만한 변화는 올 하반기에 선보인다. 송 CTO는 구체적인 변화를 묻는 질문에 “데이터를 추출하고 활용하는 부분들이 기초적인 단계에 있고 조직 리빌딩이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서비스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서 송 CTO는 “야놀자로 유저들을 모으기 위한 정리 작업과 함께 PC웹 사이트를 재편해 체감할 만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빅데이터 플레이’, ‘기승전 R&D’ 등을 거론하면서 “이쪽 분야의 성장 속도가 빨라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기술 혁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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