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클라우드는 과연 만병통치약일까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달 말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장애가 발생했다. 근원지는 미국 동부-1(us-east-1) 리전으로 명명된 북부버지니아(Northern Virginia) 지역에 위치한 AWS 데이터센터 중 한 곳.

AWS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S3(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와 연계된 다수의 서비스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AWS 미국 동부-1 리전을 활용하는 다수의 서비스(웹사이트)가 다운되거나 지연됐다. 넷플릭스, 애플, 에어비앤비, 어도비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의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

AWS의 서비스 장애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2006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매년 크고 작은 장애가 발생했고, 이때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이번 장애는 놀랍게도(?) 개발자의 명령어 입력 실수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AWS는 내부 툴과 프로세스 변경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기사를 쓰고 있는 한국시간 6일 오후 5시 현재 미국 서부 리전의 S3가 동작하지 않는다는 제보도 있다).

하지만 이번 서비스 장애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해 AWS의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겼다. 2016년 AWS이 벌어들인 돈은 자그만치 122억1900만달러, 한화로는 약 14조원에 달한다. 즉, 클라우드 업계에서 AWS의 위상은 예전과 비교해서 훨씬 높아졌다.

또,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서비스형 인프라 및 플랫폼(IaaS&PaaS) 시장에서 AWS의 점유율은 40% 이상이다. 어떤 기업에겐 ‘AWS의 장애=서비스 불가=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장을 좀 더 보태면 AWS=인터넷 자체가 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WS과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데이터센터에 장애가 벌어지면, 이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은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다.

결국 기업들은 클라우드 시대에 맞는 IT인프라 전략을 다시 짤 수 밖에 없다.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딱 맞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 이를 위한 다양한 옵션이 있다.

만약 AWS만을 사용한다고 했을때, 페일오버(fail-over, 시스템에서 이상이 생겼을 때 예비 시스템으로 자동전환되는 기능)을 위해 멀티-가용성 존(Multi-AZ)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그러니까 AWS의 여러 지역별 리전을 활용해 한쪽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다른 쪽에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는 재해복구(DR)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는 AWS에서도 적극 권고하는 사항이다.

또는 AWS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IBM과 같은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세우거나, 핵심 인프라는 내부 시스템을 유지한채 외부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성도 할 수 있다. 잘 찾아보면 이를 가능하게 하는 IT벤더들의 다양한 솔루션 및 서비스가 존재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솔루션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더 이상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단지 ‘비용’ 때문에 이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트래픽을 비롯해 다양한 부가서비스 등을 사용하다 보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결코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

여기에 장애에 대비하기 위한 멀티 클라우드 전략까지 세우면 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비용 절감보다는 핵심 서비스(애플리케이션)를 보다 빨리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민첩성이나 복잡한 인프라 구축 대신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는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클라우드 시대에 맞딱뜨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나간다면, 클라우드가 주는 혜택을 좀 더 풍성하게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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