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비전문가 방통위원장, 이번엔 과연?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일 퇴임함에 따라 차기 위원장에 선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통위는 방송통신 융합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지금까지 위원장 및 상임위원은 주로 정치인들의 무대였다.
방통위는 이명박 정부들어 방송과 통신 융합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다. 하지만 그간 위원장들은 정치인 또는 최성준 위원장처럼 법조인 출신이 맡는 등 방송통신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초대 위원장이었던 최시중 위원장은 언론인 출신이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방통대군'으로 불릴 만큼 정치권력 최상층에 위치했던 인물이었다. 방송통신 시장의 발전보다는 종합편성채널 등장에 올인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기 위원회 활동을 마치고 연임에 성공했지만 결국 부정부패에 연루되며 불명예 퇴진했다.
2기 위원회 위원장은 2명이었다. 최시중 위원장이 불명예 퇴진하자 대통령은 이계철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독일병정'으로 불릴 정도로 추진력을 인정받았던 그이지만 발탁배경은 청렴한 공무원 생활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역대 방통위원장 중 경력으로는 통신 분야 전문가로 분류됐지만 방송 분야에서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시기에 맞춰 자진 사퇴했다. 최시중 전 위원장 임기를 물려받는 만큼 임기가 남았고 법으로도 임기가 보장됐지만 대통령 임명직인 만큼, 새 대통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임기 1년을 남기고 자진사퇴했다.
남은 임기를 물려받는 이는 이경재 전 국회의원이었다. 당시 이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4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4선 의원의 경험을 살려 여야 상임위원간 논쟁을 조율하라는 의미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경재 전 위원장을 통신분야 전문가로 보기는 한계가 있었다. 이 전 위원장은 연임을 희망했지만 법조인 출신인 최성준 위원장이 3기 위원장직 3년을 수행했다. 최 위원장의 경우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학습능력에 뚜렷한 법 중심 업무 스타일로 3기 위원회를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전문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결국 9년간 총 4명의 방통위원장이 거쳐갔지만 위원장은 물론, 방통위 자체가 조직 출범의 목적인 방송통신 융합에 대비하고 진흥, 규제체계를 만든다는 목적에는 부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편, 방통위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정치환경으로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지만 정치적 논란 때문에 위원장 선임은 어려워 보인다. 대선 이후 새로운 대통령이 임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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