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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은 마이크론도 춤추게 한다…新메모리 풍속도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D램·낸드플래시 호황이 지속되면서 적자에 허덕였던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냈다.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 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한 메모리 사용량 증가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영업이익률도 3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지 않았다는 점, 다른 하나는 기기에 쓰이는 메모리 용량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반도체 산업 전망에서 최우선 불확실성은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인한 성장 정체였다. 지금의 호황은 전방산업이 잘 풀려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후방산업의 제한적인 공급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봐야한다.

예컨대 마이크론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이뤄진 2017년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에서 55억7000만달러(약 6조3700억원), 영업이익 19억6000만달러(약 2조2400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D램의 제한된 공급 덕분으로 봐야 한다.

연평균성장률(CAGR)이나 D램과 같은 주메모리보다 낸드플래시처럼 보조저장장치 용량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고 제한이 덜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언뜻 이해가 어렵다. PC나 스마트폰에서 D램은 8GB 이상을 쓰는 경우가 드물지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64~512GB 정도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각도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낸드플래시에 집중한 사이 D램은 물량이 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만 하더라도 3D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2D 낸드플래시를 넘어섰으며 여름부터 싱가포르 공장에 웨이퍼 투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공급량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달리 D램은 별다른 미세공정 전환이나 설비투자(CAPEX) 이야기가 없다.

과거 마이크론이 휘청거린 이유가 D램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전망을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동안 D램은 뒤처진 미세공정으로 원가절감에서 어려움을 겪어왔고 새로운 성장 동력인 낸드플래시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D램 치킨게임이 끝나고 무혈(無血) 성수기로의 진입은 각 메모리 업체로 하여금 낸드플래시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CMOS 이미지센서(CIS) 등 시스템 반도체로 눈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마이크론도 지금은 온세미컨덕터에 흡수된 앱티나이미징이라는 CIS를 보유하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는 “(현 시황에서) D램보다는 낸드플래시의 비트성장이 더 높을 수밖에 없고, 낸드플래시의 연구개발(R&D) 여력이 D램보다 여유가 있다”며 “올해 각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30%를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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