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웹소설 사업 철수에… 작가들 ‘납득 불가’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웹소설 서비스 종료를 놓고 회사 측과 소속 작가들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대표 한희성, 이하 레진)는 지난 24일 웹소설 콘텐츠 서비스를 10월부터 중단하겠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공식적인 이유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다. 레진 측은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고, 종료가 아닌 다른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과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레진에 소설을 연재하던 작가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30여명의 작가들은 ‘비상식적인 레진 웹소설 서비스 종료에 항의하는 작가들의 연합체(이하 작가진)’를 결성해 집단 대응에 들어갔다.
이들이 반발하는 주된 이유는 서비스 종료가 작가와 아무런 협의 없이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통보로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최근 레진의 사업 확장을 볼 때 수익성 악화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부분은 지난 5월 UL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레진이 최근 엔터 사업 확장에는 많은 투자를 해왔다는 점이다.
작가진은 “레진 측은 서비스 종료 이유로 심각한 누적적자를 꼽았으나 작가들은 해당 근거나 수치에 대해 단 하나도 안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요구사항은 크게 ▲사업영위가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누적적자에 대해 간담회를 열어 작가들에게 설명할 것 ▲웹소설의 서비스 중지 사실을 메인페이지 팝업 등 대대적으로 알릴 것 ▲작품을 끝까지 연재하고 위약금 조의 선인세 외 제대로 된 보상을 지급할 것 ▲레진의 ‘내 서재’ 시스템에 남는 콘텐츠를 작가가 희망할 시 완전히 삭제해줄 것 ▲대표의 이름으로 된 사과문을 발표할 것 ▲작가 개개인에게 평균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지급할 것 등이다.
작가진은 레진 측과 협상이 결렬될 시 소송 등 법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미 3개 법인과 상담해 계약서 검토를 마쳤으며 소송에 들어갈 작가진을 정해 법적 대응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작가들 “서비스 종료할거면 신작 투입, 공모전 왜 개최했나”= 작가진은 갑작스런 사업 철수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레진코믹스는 지난 24일 종료 공지를 선언하기 전 두 달 동안 33작품을 투입했으며, 바로 하루 전인 23일까지도 새로운 작품의 연재를 시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연재처가 사라진다는 통보를 받은 셈이다.
작가들은 “연재중인 작품의 계약서에는 대부분 3~6개월마다 작품 성적을 바탕으로 계약을 갱신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작가들이 성적이 좋지 않으면 조기 완결하게 되는 위험을 감수한 이유는, 반대로 최소한 레진이 3~6개월의 연재기간은 보장해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납득하기 어려운 적자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무책임한 서비스종료가 아니라 점진 철수를 택했어야 했다”며 “혼자서 ’뼈를 깎고‘ 계시지 말고 신작 투입을 멈추고 기존 연재작들을 완결내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축소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문제에 작가들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연재 결정 여부에 따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이들에 따르면 통상 연재 계약이 이뤄질 경우 20회 정도의 연재 비축분을 준비해야 한다. 준비 과정이 길어질 경우 수 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지난 6월 레진이 개최한 공모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레진은 당시 ‘수상 후 정식 연재를 안해도 되냐’는 질문에 ‘공모전 주최 이유가 신규 작가 및 작품 발굴에 있는 만큼 수상작은 반드시 준비과정을 거쳐 레진에 정식 연재를 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해서는 10회 이상의 분량을 출품해야 하며 수상작은 완결작업까지 진행하게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공모전 당선자들은 기회비용 등을 포함해 적지 않은 피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독자들 역시 미완결 작품의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독자는 “완결이 난 작품이라면 몰라도 미완결이 난 작품을 레진 ‘내 서재’에 보관하고 있을 메리트가 전무하다”며 “하물며 레진이 사업 폐쇄와 더불어 작품의 독점권을 상실한다면 내가 구입한 콘텐츠가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레진 측은 10편 이상 웹소설 콘텐츠를 구입한 독자들에게 50보너스 코인(약 7000원 상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상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이미 소비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부 독자들은 레진 본사에 단체로 항의방문을 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레진 “작가와 독자들께 송구스런 마음... 수습에 최선 다할 것”= 레진 측은 “웹소설 서비스를 지지하고 함께해 주신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께 송구한 마음이 크다”며 “계약 종료로 인한 구체적인 보상과 타사에 후속 연재 가능 여부를 확인 중이다”며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후속 연재처로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른 플랫폼은 코미코다. 코미코는 지난 2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레진의 작가들에게 후속 연재처를 제안하는 내용의 공지를 게시했다.
코미코는 우선적으로 레진에서 코미코로 연재처 이동을 희망하는 작가리스트를 오는 9월4일까지 전달받기로 했다.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선인세 수준을 책정해 작가들에게 제시하게 된다. 선인세 견적을 받아보고 연재처 이동을 할지는 최종적으로 작가가 선택한다.
그러나 코미코가 연재처를 잃은 작가 전원을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 처우가 레진과 다를 수 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할 때 사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독자들 역시 “내가 구입한 작품이 다른 연재처에서 무료로 풀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 등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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