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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분기 실적 올린 삼성전자, 친환경 제품 생산은 ‘낙제점’

이형두
-그린피스 보고서 “삼성전자, 온실가스배출친환경 제품 디자인유해물질 부문 모두 'D‘ 등급”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그린피스의 친환경 평가 보고서에서 종합평가 'D-‘로 낙제점을 받았다.

그린피스는 이번 보고서 종합평가에서 “삼성의 생산라인, 사업장 운영방식에서 환경 영향을 줄이는 것이 삼성의 경영방침 우선 순위에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17일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전자기기 제조업체 17곳의 친환경 실태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 ‘친환경 전자제품 구매 가이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구글, 아마존, 애플, 델, HP,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페어폰,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에이수스, 소니, 에이서가 포함됐다.

종합평가에서 페어폰이 'B’, 애플은 'B-' 평가를 받았다. 삼성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아마존, 오포, 비보, 샤오미 4개 기업이다. 이들의 평가는 모두 ‘F’였다.

해당 보고서의 평가영역은 크게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디자인 친환경성과 재사용 가능 부품 및 재활용 소재 사용 여부 ▲완제품 및 생산공정의 유해 화학물질 제한여부 3가지다.

삼성전자는 3가지 부문에서 모두 ‘D’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 부문에서 화웨이 아마존과 함께 ‘뒤쳐진 기업들’에 선정됐다. 같은 부문에서 애플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96%, HP는 14% 이하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하면서 ‘선도기업’으로 뽑혔다.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매년 10~15%씩 증가하고 있지만 자사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매우 빈약하다”며 “현재 삼성의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은 급증하고 있으며 추세가 계속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이 보고한 2016년 직간접 배출량은 절대적 수치로 2014년보다 24% 증가했으며 2017년 말에는 15%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2016년 삼성이 시설 운영에 1만6000GWh이상의 전력을 사용한 것 역시 문제삼았다. 이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1년 전력소비량(2015년 기준)보다 많은 수준이다. 삼성이 소비한 에너지 중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은 1.09%(182Gwh) 수준이나, 그린피스는 이 역시 “어떤 방식으로 그만큼의 재생가능에너지를 조달했는지에 대한 근거가 매우 불충분하다”며 이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친환경적 제품 디자인 부문에서도 삼성이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내구성이 낮고 수리편의성이 저조하다며 'D' 평가를 내렸다. 특히 삼성 갤럭시S8의 경우 양면 모두 강화유리가 모서리 끝까지 이어진다며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쉽게 파손되는 제품 중 하나로 꼽았다.

삼성이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이 제조 과정에서 접착제를 과도 사용하는 등 제품 디자인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수리가 어려워 제품 수명이 짧아지고 더 큰 환경비용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근거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과열로 인한 회수 사례를 들었다. 배터리가 쉽게 교체 가능했다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수백만 대의 기기를 리콜하지 않고 교체용 배터리만 제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갤럭시S7 및 S7엣지, S8, 탭3의 수리편의성은 10점 만점 기준 3~4점을 받았다. 9점을 받은 삼성 ‘시리즈9’ 노트북처럼 수리가 쉬운 제품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해화학물질 배제 노력에서도 ‘D-’를 받았다. 삼성이 사용제한 기준치 등을 포함한 제품사용제한물질목록(PRSL)은 공개하나 제조제한물질목록(MRSL)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이와 더불어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직업병을 얻은 근로자들에게 보상대상 질병을 7개로 국한하고, 보상대상에서 협력사 직원을 제외한 점, 근로자들에게 직업병을 유발한 화학물질을 계속해서 ‘영업비밀’이라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낮은 점수를 받은 원인이 됐다.

보고서는 “삼성전자는 근로자의 안정 및 건강보다 사업상 기밀을 우선 시 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지 못하며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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