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넷앱, “스토리지 넘어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극단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데이터를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데이터 주도의 새 사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넷앱은 여전히 스토리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고객이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하고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될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마크 브레그먼 넷앱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넷앱은 네트워트스토리지(NAS)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외장형 스토리지 분야에선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후 클라우드 시대로 진입하면서 넷앱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위한 데이터 관리 전문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넷앱의 비전인 ‘데이터 패브릭’이다.
데이터 패브릭은 여러군데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이동시키고, 관리·보호하기 위한 접근법이다. 데이터 저장 위치에 상관없이 통합적인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다. 데이터가 기업 내부의 온프레미스에 있든 다양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운영되든 상관없다.
실제 최근 미국 라스베이스에서 열린 넷앱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에서도 이같은 데이터 패브릭 전략을 실현하는 솔루션이 대거 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서 넷앱 네트워크파일시스템(NFS)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도 발표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MS 오피스 365 전용 클라우드 컨트롤’ 및 클라우드 백업 솔루션인 ‘알타볼트’와의 통합을 강화했다.
브레그먼 CTO는 “넷앱의 경우만 해도, 기존에 쓰던 이메일 시스템을 1년 전 MS 오피스 365로 바꿨다”며 “또, 데이터 통제를 위해 클라우드 컨트롤을 사용해 온프레미스 혹은 AWS S3 등으로 백업 파일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넷앱 스스로가 자사 솔루션의 첫 번째 고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의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넷앱의 전략이다. 그에 따르면 넷앱은 현재 크게 ▲플래시나 NVMe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현대화,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SW정의인프라 지원 ,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 고객을 위한 데이터 관리 등 세가지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 전문기업인 ‘그린 클라우드’와 고성능 메모리 기술 확보를 위해 ‘플렉시스토어’를 인수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첫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도 출시했다. HCI는 IT인프라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군 중 하나다.
이미 뉴타닉스나 심플리비티(HPE에 인수)와 같은 스타트업을 비롯해 델 EMC, 시스코 같은 업체도 관련 제품을 내놓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제품 출시가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브레그먼 CTO는 “1세대 HCI는 컨버지드 인프라(CI)를 데이터센터에 배포하는 것을 간소화시키기 위한 목적이 컸기 때문에 성능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며 “넷앱은 올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인 솔리드파이어의 엘리먼트 OS를 중심으로 HCI 제품을 개발했으며, 각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간섭이 없도록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더 모듈화된 설계를 통해 컴퓨팅 비용을 최소화했으며, 공유 컴퓨팅 노드를 통해 VM웨어 라이선스 대한 불필요한 비용 지불도 필요없게 만들었다”며 “플렉스포드와 같은 기존 CI 제품과 함께 고객 데이터센터가 크게 흔들리지 않게, 하지만 혜택이 최대로 돌아갈 수 있게 신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 넷앱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레고에 비유하자면 설명서에 있는 키트를 통해 흩어져 있는 블록을 원하는대로 만드는 것이 CI라면, HCI는 마치 스타워즈 우주선을 만들어 파는 것과 같다”며 “플렉스포드에도 관리 편의성을 위한 여러 역량을 추가하는 등 기존 데이터센터는 물론 HCI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센터도 함께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내년 IT 시장에서 ‘데이터’의 중요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급부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제 고객도 클라우드에서 돌리는 것이 더 적절한 앱과 그렇지 않은 앱을 구분하는 등 보다 세련된 접근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히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온프레미스로 다시 돌아오거나, 멀티 클라우드 활용을 위한 솔루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나이키만 보더라도 이제 제품을 더 잘 만드는 것보다는 제품에 센서를 장착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해 헬스케어에 활용하는 등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은행 서비스만 해도 기존에 돈을 보관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넷앱 역시 고객이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하고 관리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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