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빌, 옛 영광 되찾나…비장의 한수 낸다

이대호

- 글로벌 프로젝트 ‘로열블러드’ 1월12일 출시
- 흑자전환 등 부진 탈출 여부에 업계 이목 집중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빌(대표 송병준)이 자존심을 건 대형 모바일게임을 곧 내놓는다. 내년 1월12일 국내 출시할 ‘로열블러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2년반 넘게 개발한 야심작이다. 게임빌이 4분기 연속 적자 기록 등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터라 게임 성공 여부에 업계 이목이 쏠려있다.

로열블러드는 게임빌의 자체 개발력과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재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게임빌은 일반폰(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수출하면서 서구권 등 글로벌 시장 노하우를 다수 확보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업계 큰형이지만 지금은 후발주자들에 밀려 자존심에 생채기가 난 상황이다.

사진 왼쪽부터 게임빌 장용호 로열블러드 개발총괄(PD), 정다운 게임사업본부 팀장
사진 왼쪽부터 게임빌 장용호 로열블러드 개발총괄(PD), 정다운 게임사업본부 팀장
이 때문에 게임빌 입장에선 곧 내놓을 로열블러드의 성공이 대단히 중요하다.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지난 26일 게임빌 본사에서 로열블러드의 성공을 짊어진 두 책임자를 만났다. 장용호 개발총괄(PD)<사진 왼쪽>과 정다운 게임사업본부 팀장이다.

로열블러드는 하나의 개발버전으로 세계 각국에 서비스하는 글로벌 원빌드 프로젝트다. 다만 내수 시장이 또 하나의 글로벌로 평가받는 중국은 예외다. 별도 빌드를 만든다. 직접 서비스와 현지 퍼블리셔에 맡기는 방법을 동시 검토 중이다. 여타 국가엔 내년 3월 중 동시 출시를 진행한다.

장용호 개발총괄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게임 내 핵심 요소로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꼽았다. UI·UX만을 위한 3,4번의 재개발을 거쳤다. 처음엔 아시아 이용자 취향을 감안했다가 미국 지사의 의견을 받아 최종 조율한 끝에 내년 1월에 선보일 UI·UX를 완성하게 됐다.

예를 들어 아시아권 이용자들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자주 접하면서 경험적으로 아는 부분이 있다. 상세보기가 그런 경우다. 일단 아이템을 누르면 상세보기가 나온다는 사실을 아시아권 이용자들은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지만 서구 이용자들은 상세보기를 찾기 위해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다. 단순한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게임빌은 이러한 작은 요소 하나까지 글로벌 이용자들을 동시에 만족시킬만한 UI·UX의 접점을 찾느라 고민을 거듭했다. 2년반이 넘는 개발기간의 상당 부분을 UI·UX의 해답을 찾는데 썼다.

장 개발총괄은 “완벽하게 (동서양 이용자 취향을) 믹스하기보다는 아시아와 북미 이용자들이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도록 현재의 결과물을 만들었다”며 “콘솔(비디오게임) 기반의 UI·UX 스타일을 가져왔다. 콘솔게임을 해보지 않았다면 적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 부분만 넘기면 적응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다운 팀장은 “콘솔기반의 플레이 경험과 온라인, 모바일의 경험, 이해도의 차이를 감안해 버튼 표기와 개수, 동선 등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유저들의 접점을 찾기 위해 UI·UX를 다듬었다”고 강조했다.

로열블러드의 핵심 특징인 오픈필드에서 돌발 임무가 발생하는 ‘이벤트드리븐’도 북미에선 익숙한 플레이 방식이다. 반면 아시아권에선 정해진 퀘스트를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전반적인 시장 흐름이다. 장 개발총괄은 “이벤트드리븐을 모바일화 시켜보자해서 개발기간이 상당히 길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로열블러드에선 파티(단체) 플레이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강요하진 않는다. 오픈필드 상에서 자연스럽게 파티에 속하게 돼 함께 전투가 이뤄지는 방식을 택했다. 파티의 해제도 별도 절차가 필요없다. 장 개발총괄은 “돌발 임무를 위한 파티플레이가 있지만 느슨하게 구현돼 있다. 파티에서 쫓겨나거나하는 절차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선출시 후 목표에 대해 정 팀장은 “매출보다는 트래픽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며 “그 방향으로 가다보면 매출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개발총괄은 “만족도 1위의 게임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일본 공략과 관련해 장 개발총괄은 “로열블러드의 2D 원화가 굉장히 괜찮다고 본다. 연출상에서 등장해주고 메이저 업데이트를 하면 유저 분들이 좋아해주실 것”이라며 “RvR 게임이지만 옆의 유저를 적이 아니라 동료로 협업의 대상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협력을 좋아하는 일본 유저분들도 문제 없이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 개발총괄에 따르면 100대100 RvR을 위한 길드 시스템은 최대 500명을 거느릴 수 있는 길드장이 구성원들의 직책과 보상 배분율 등을 매일 바꿀 수 있도록 권한을 키우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동시에 길드원들이 길드장의 독단적 운영을 포인트(투표권)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는 등 적절한 힘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상위 유저만의 대결로 가는 일반적인 RvR이 아니라 많은 이용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장 개발총괄은 출시 후 포부에 대해 “유저분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오래가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고 정 팀장은 “많은 부서 인력들이 상당한 공을 들인 프로젝트로 로열블러드만의 이벤트드리븐, UI·UX 등을 운영마케팅에 잘 녹여내 어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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