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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필요 없다… 독립형 음성 번역기 ‘일리’ 한국 진출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무선 인터넷 연결 없이 독립 사용이 가능한 음성 번역기 ‘일리’가 국내 진출한다. 통상 여행지에서 원활한 네트워크 연결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개발됐다. 가볍고 사용법이 간편해 스마트폰 번역 애플리케이션(앱) 보다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22일 로그바(대표 요시다 타쿠로)는 서울 강남구 롯데호텔L7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웨어러블 음성 번역기 일리의 국내 출시를 알렸다. 기존 제품은 한국어-일본어 번역만 지원했지만 한국어-영어 번역 기능이 추가된 버전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요시다 타쿠로 로그바 대표는 “한국은 해외 여행자수가 연간 1500만명, 굉장히 큰 시장이라고 생각해 진출하게 됐다”며 “지난해 예약 주문 개시 후 1000대가 조기 매진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 이후 현재 미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일리 판매량은 약 5만대 정도다. 일본에서는 직접 판매 외에도 13개 공항 및 대형 쇼핑몰 등에서 대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하루 대여 비용은 1만원 이하 수준이다. 국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로그바는 올해 한국 판매 목표치를 10만~20만대로 잡았다.

일리는 여행 회화에 초점을 맞춘 번역 디바이스다. '이 위치로 가주세요' '추천 음식은 무엇인가요' 등 이동 수단, 음식점, 쇼핑 회화에서 사용되는 대화에 활용할 수 있다. ‘깎아주세요’ 등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 대화도 지원한다. 다만 한 문장 이상 긴 대화나 비즈니스 회화에는 부적합하다.

지원하는 문장 수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로그바 측은 “약 10만개에서 100만개 정도로 이해해 달라”며 두루뭉술한 수치를 내놨다.

무게가 42그램(g)으로 가벼워 목에 항상 걸고 다닐 수 있다. 전원을 누르면 1초 만에 켜지고, 번역 언어 출력까지 최단 0.2초가 걸린다. 통상 스마트폰 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의 경우 기동에 3~10초, 번역에 1~3초가 걸리는 것에 비해 간편하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층 이용자 만족도가 높았다고 요시다 대표는 덧붙였다.

디스플레이는 없다. 버튼을 통해 음성 입력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거나, 번역된 언어를 반복 출력할 수 있다.

번역은 한국어 입력, 일본어·영어 출력만 지원한다. 연내 중국어 출력을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양방향 통역이나 입력 언어 변경은 지원하지 않는다. 요시다 대표는 "과거에 이미 양방향 기능이 있는 제품을 개발했었지만, 대화 상대방이 기기 이용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사용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완전 충전 시 약 3일 지속된다, 연속 사용하면 2시간 정도 작동한다. 정식 판매 개시는 오는 5월로 계획하고 있다. 출시 가격은 24만9000원에 책정됐다.

요시다 대표는 “아직 음성 번역기 시장 자체는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최근 한국인들의 ‘셀카봉’ 문화가 세계적인 여행 문화로 번진 것처럼, 웨어러블 번역기를 여행 필수품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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