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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블록체인④] ‘푸른 바다’ 지키고 빈곤층 돕는다

백지영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아이티 사람들<사진 출처: IBM블로그>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아이티 사람들<사진 출처: IBM블로그>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쟁력 확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나라는 블록체인에 대한 첫발은 늦었지만 무서운 속도로 연구개발과 서비스 구현에 나서면서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상용 서비스를 앞두거나 실체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블록체인이 초기 시장인 만큼 다양한 상용 서비스 시도는 결국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촉매가 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3월22일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되는 ‘2018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앞두고 현재 상용화되거나 시도되고 있는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에 대해 조망해 본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세계 바닷새들의 99%가 플라스틱 해양쓰레기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1분마다 트럭 한 대분의 플라스틱이 버려지기 때문. 1년으로 계산하면 약 80억톤에 달한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수질 오염은 물론이고, 바닷새나 물고기 등 해양 생태계에 망가뜨린다.

이러한 가운데 바다을 깨끗하게 하면서도 세계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데 블록체인이 적용되고 있어 주목된다. 2013년 캐나다 밴쿠버에 설립된 사회적 기업 ‘플라스틱 뱅크(Plastic Bank)’가 그 주인공이다.

‘플라스틱 뱅크’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바다가 오염되는 경우의 80%가 저개발국가에서 일어난다는 점에 착안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저개발국가의 빈곤층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고해오면, 이를 물질로 보상해 준다. 이는 바다의 수질오염을 방지하면서도 빈곤층이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일석이조의 효과다.

플라스틱 수거를 통한 디지털 토큰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사진 출처: IBM블로그>
플라스틱 수거를 통한 디지털 토큰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사진 출처: IBM블로그>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뱅크는 두가지 문제점에 봉착했다. 첫 번째는 이 모든 거래 과정을 펜과 종이로 일일이 기록해야 한다는 점, 또 다른 문제는 플래스틱을 수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은행계좌가 없었고, 부패와 범죄로 현금거래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한 것이 블록체인이다. 플라스틱 뱅크는 IT기술의 도움을 받기 위해 IBM과 협업을 택했다. 리눅스 기반의 소형 메인프레임 시스템인 ‘IBM 리눅스’원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의 블록체인을 구축했다. IBM이 주도하고 있는 오픈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하이퍼렛저’ 기술을 통해 디지털 토큰(token) 보상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뱅크는 수거한 플라스틱을 현금화하고 빈곤층에게 제공하는 보상체계, 플라스틱을 구매하는 기업과의 거래 등 플라스틱 재활용의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게 했다. 현금 거래에서의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확보했다.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 사람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디지털 지갑을 통해 지급된 토큰(크레딧)으로 생수나 음식, 연료 등을 살 수 있다. 플라스틱 뱅크와 협약을 맺은 특정 가게에서 가능하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수업료를 이 디지털 토큰으로 받는다. 수거된 플라스틱을 구매하는 기업들 역시 블록체인의 공급망 투명성을 기반으로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2015년 아이티를 시작으로 필리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파나마, 인도 등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저소득층이라고 해도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디지털 토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티의 경우, 이미 50% 이상의 사람이 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 아이티에만 2000여명 이상의 빈곤층이 플라스틱을 수거해 보상(토큰)을 받고 있으며, 30개 이상의 플라스틱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재활용된 플라스틱만 700만파운드(317만5146kg)에 달한다.

플래스틱 뱅크의 데이비드 카츠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을 통해 빈곤층과 기업 양측 모두 플라스틱 재활용 프로세스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게 했다”며 “특히 현금을 소지하는 것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가에서 블록체인은 매우 안전한 거래 시스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수거를 통해 한 가족이 큰 삶의 변화를 겪을 수 있다”며 “플라스틱 뱅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세계 가난한 사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플라스틱 뱅크는 향후 IBM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수거해 온 플라스틱을 식별해 더 가치가 높은 플라스틱에 더 큰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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