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도데이터·측위·연구비용…첫돌 넘긴 네이버랩스 고민 들어보니

이대호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 겸직)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 겸직)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해 1월 설립된 네이버의 기술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대표 송창현)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가 지난 13일 강남역 인근의 D2스타트업팩토리에 마련한 기술 포럼을 통해 여러 생각들을 꺼내놨다.

송 대표는 미디어 대상의 기술 포럼을 개최한 이유에 대해 “밖에선 결과만 보지만 속에선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면서 속깊은 얘기들을 공유했다.

그는 얼마전 지도업체 히어(Here)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사실을 전했다. 히어는 노키아 산하에 있다가 독일의 벤츠, BMW, 아우디 자동차 3사에 팔린 회사다. 네이버에 앞서 SK텔레콤, LG전자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이 업체와 기술개발을 협력했다.

송 대표는 “글로벌 지도라는 프레임에서 구글지도는 따라갈 수 없는 플랫폼”이라며 “차선책이 뭐냐, 그 다음주자는 뭐냐 그러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서 송 대표는 “그래서 로케이션 베이스(위치기반) 서비스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똑같은 고민을 한다”고 전했다.

현재 히어는 오픈로케이션 플랫폼으로 전환을 꾀하는 중이다. 자율주행을 위한 주변 환경 등의 실시간 데이터를 축적하고 누구나 쓸 수 있도록 오픈하는 것이다.

송 대표는 “지도는 사람이 만든다. 숍이 생기면 오늘 바로 지도에 올릴 수 있느냐 그걸 할 수 있는 회사는 아직 없다”며 “지난 10년간 고민해왔다. AI(인공지능)가 변화를 감지하고 POI(관심지점)를 실시간 업데이트해보자 해서 지난주 시카고에서 히어와 MOU를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는 ‘측위’에 대한 고민도 꺼냈다. 단순히 ‘사람이 커피숍에 있다’가 아니라 어떤 커피숍에 있는지 명확하게 측위가 가능하면 주문 등 뒷단의 다양한 서비스를 자동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송 대표는 “구글이 가장 잘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네이버가 오프라인 세상에서 재창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온라인 세상에서 네이버가 탄생했지만 계속 발전하면 결국 오프라인으로도 이동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네이버랩스는 위치(로케이션), 이동(모빌리티) 관련한 지능(인텔리전스)과 로보틱스, 자연스러운 사용자환경 등을 연구 중이다.

이러한 연구가 결합돼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이 완성된다. 생활환경지능은 사용자의 환경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사용자가 요구하기 전에 제공하는 지능이다.

그는 네이버랩스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투자를 받긴 했지만 어느정도로 돈이 들어갈지 예상하지 못했다. 돈이 별로 없다는 게 고민”이라며 솔직한 답을 내놨다.

에어카트, 아키 등 하드웨어를 잇따라 내놓는 행보와 관련해선 “제품을 만드는 입장이 됐는데 하드웨어는 회사 간 신뢰관계가 없으면 시작을 못한다. 작은 회사가 하기엔 너무 힘들다”며 “칩하나 샘플하나를 받기 힘든데 지금은 큰 회사들과 신뢰관계를 쌓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진짜 생활에서 필요한 기술을 만들어내자’, ‘그게 뭐냐’ 이 질문을 내부에서 끊임없이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회사(네이버랩스)가 만들어졌고 문화와 컬러를 잡는 것 새로운 전략과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1년이 지난 지금은 자리를 잡을 정도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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