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지금까지 나온 기술 중 가장 파괴적인 정부혁신 수단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스스로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수천년간 이어온 정부의 정책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가 발간한 '4차 산업혁명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기존 전자정부를 넘어 지능정부를 구현하게 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의 전자정부가 '올바른 절차'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능정부는 '올바른 결정'을 지향한다.
기업경영에 BI(Business Intelligence)를 활용하듯이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예측, 시뮬레이션 등 인공지능의 분석결과를 활용하고 정치적 의사결정 지원, 반복적 업무의 자동화 등을 통해 보다 진화된 정부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분업과 전문화라는 기존 정부조직 원리를 뛰어넘게 될 뿐 아니라 경험기반의 정책결정에서 데이터기반의 결정으로 정책의 과학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NIA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지능정부는 절차 중심에서 결과 중심 정부로, 네트워크 조직에서 플랫폼 조직으로 변화를 의미한다"며 "정부와 민간의 융합, 알고리즘 민주주의의 대두가 가능해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2015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새로운 정부 패러다임으로 '성과중심주의(outcomes mindset)'를 채택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해 절차가 아닌 성과에 집중하는 정책실현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알고리즘 민주주의가 자리잡을 경우 개개인의 생각과 행위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우려도 존재한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공무원에 대한 견제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알고리즘에 대한 견제가 핵심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지능정부는 언제쯤 등장할 수 있을까.
보고서는 무인자동차, 스마트시티 등 핵심기술 발전추세를 감안할 때 초기 단계의 지능정부가 빠르면 2022년 전후에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토마스쿤이 언급한 패러다임의 전환에 해당할 정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정부에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가 인공지능이 만들어 놓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내놓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사회적 공감대를 세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