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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3D·재료 통해 한계극복…‘비욘드 실리콘’ 도래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극복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3D 기술과 적층, 재료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양자컴퓨팅, DNA 등 실리콘 기반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칩 개발도 활발하다.

17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주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전자재료 기술 컨퍼런스 ‘SMC(Strategic Materials Conference)’ 기조연설자로 나선 유럽 최대 반도체 기술 연구소(IMEC)의 스벤 반 엘쇼흐트 매니저는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재료의 혁신이 필수적이다”라며 “3D 기술과 시스템 기술 공동 최적화(System-Technology Co-Optimization, STCO)가 당분간 반도체 로드맵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3D 기술은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D램은 커패시터, 낸드플래시는 적층으로 단위 면적당 성능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다. 앞으로는 각 로직을 하나의 칩 안에 집적시키는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지금은 패키지 차원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D램이 연결되어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나의 칩으로 묶인다는 의미다.

룩 반덴호브 IMEC 사장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한 바 있다. CPU, 메모리, 컨트롤러, 각종 입출력(I/O)이 하나의 칩에 층층이 쌓인다는 것. 각 칩을 아파트처럼 쌓아 올려 여러 개의 코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메모리는 위쪽에, I/O를 아래쪽에 배치해 3D 구조로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엘쇼흐트 매니저는 이머징 메모리, 특히 강유전체메모리(F램)와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 스핀궤도토크자화반전메모리(SOT-M램)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F램은 강유전성(Ferroelectric)을 가진 재료인 강유전체를 활용한 메모리다.

D램과 거의 동일한 구조(1개의 트랜지스터, 1개의 커패시터)로 되어있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다. 셀에 이용하는 강유전체 재료로는 주로 ‘티탄산 지르콘산 연(PbZrTiO3, PZT)’이 주로 사용되다가 하프늄(Hf)과 산소(O)을 결합한 산화하프늄(HfO2)의 등장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STT-M램도 상용화를 통한 활용 폭 넓히기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S램이 쓰인 디스플레이 타이밍컨트롤러(T-CON, 티콘)를 대체하기 위해 STT-M램을 투입한 상태다. STT-M램이 스핀궤도결합에 의해 자성층에 발생하는 회전력을 이용한다면, SOT-M램의 경우 서도 다른 두 자성층이 연결된 구조에 전류를 흘렸을 때 한쪽으로 자화 방향을 정렬하려는 회전력을 활용한다. 소자의 직접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엘쇼흐트 매니저는 “양자컴퓨팅, DNA 저장장치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으며 모두 재료의 혁신을 통해 가능하게 됐다”라며 “새로운 물리학 개념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재료 개발이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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