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자율주행중 제어권 전환, ‘4초의 시간’이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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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조작 없이 스스로 도로를 달리던 자율주행자동차가 갑자기 사람에게 수동 운행을 요청하는 경우, 사람이 차량 제어권을 넘겨받는 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사람마다 차이는 천차만별이겠지만 평균적으로만 따지면, 정답은 약 ‘4초’다. 이처럼 차량 시스템과 사람 간 운전 주체가 바뀌는 것을 ‘제어권 전환’이라고 한다. 제어권 전환이 요구되는 경우, 사람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운전 모드로 전환하는 데 4초 정도가 걸린다는 뜻이다.
지난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R&D 및 테스트베드 연구성과’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윤대섭 PL은 “차가 ‘운전 요청’ 신호를 보낸 뒤, 사람이 이를 인지하고 수동 운전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국제 기준에선 4초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ETRI가 직접 91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도 비슷했다. 사람이 차량의 수동운행 요청을 인지하고 제어권을 장악하기까지 평균 4.32초가 걸렸다. 게다가 운전에 착수한 이후, 사람이 평소 운전 실력으로 완전하게 복귀하는 데는 평균 14.25초가 더 걸렸다.
즉, 자율주행차가 사람에게 운전을 요청한 뒤, 사람이 이를 인지하고 정상 운전 실력으로 복귀하는 데까지 총 19초 정도가 소요된다는 뜻이다. 윤대섭 PL은 “우리가 했던 실험과 유사한 논문을 살펴봐도 약 20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사고 위험 가능성은 클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이 4초에서 19초의 시간을 우려하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자율주행차를 100%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차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재 기술 수준으론 ‘100% 자율주행차’가 나오기 어렵다.
흔히 자율주행차에는 자율주행 정도에 따라 레벨0부터 레벨5까지 총 6단계의 레벨 숫자가 붙는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다. 대체로 레벨3부터가 사람들이 흔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자율주행차’에 가까운 수준이다.
레벨3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브레이크나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도 스스로 달릴 수 있지만, 차량이 운전 복귀를 요청하면 사람은 즉시 운전에 복귀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라도 공사 구간에 진입하거나 차선이 없는 등 자율주행이 더는 불가능한 경우, 수동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즉, ‘부분 자율주행’인 셈이다.
레벨4는 사람이 운전모드 전환 요구에 즉시 응하지 못해도 차 스스로가 속도를 줄이고 안전한 곳에 주차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력이 이 수준에 도달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2020년 상용화 목표로 잡은 자율주행차는 레벨3 수준이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레벨4 자율주행차를 양산하려면 최소 2021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람이 다시 운전대를 잡는 경우, 다시 정상 운전 실력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꽤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자율주행차를 과신할수록 복귀 시간은 더 길어지고 사고 위험성 역시 더 커진다. 자율주행 중에 사람이 잠이라도 자고 있었다면 더 큰 일이다. 그렇다고 자율주행차를 타는 사람이 항상 긴장하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다. 항상 조마조마하면서 자율주행차를 탈 이유가 있을까.
윤대섭 PL은 “운전자에게 어떤 식으로 정보를 표출할지에 대한 유저 인터페이스을 심도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자율 주행차가 제어권 전환을 요청하는 경우 운전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연구 결과, 남녀노소 별로 제어권 전환 속도가 달랐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룹별이 아니라 개개인마다도 서로 다른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라며 “연구자 사이에선 이런 퍼스널라이제이션(Personalization) 문제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ETRI는 기업 및 학계와 공동으로 이 문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어권 전환 과정에서 운전자의 생체신호를 활용하거나, 개개인의 패턴을 풀기 위해 러닝머신으로 사람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의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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