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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 올해·내년 플렉시블 OLED 투자 축소할 듯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와 내년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 투자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애플 향 생산라인 가동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신제품을 하반기에 출시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상반기에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올해 아이폰X 판매가 부진했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 부진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감가상각비 관련 고정비가 상승했다. 이 점이 상반기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도 올해와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투자 규모를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했던 아이폰용 OLED 물량을 LG디스플레이가 일부 공급할 것이란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출시한 애플 아이폰X에 삼성 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가 처음 채택되기 시작했는데 결론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속았다. 애플은 엄청나게 많은 물량을 가져갈 것처럼 요구해서 삼성디스플레이도 수량 예상 없이 일단은 강하게 투자했는데 나중에 지나고 보니 가동률이 엄청나게 곤두박질쳤다”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애플 향 OLED 라인 가동률은 20%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애플 향 OLED 라인 가동률이 각각 65%~85%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여전히 추가 증설 가능성은 작다. LG디스플레이가 23K/월 규모의 6세대 OLED 신규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A3 라인의 페이즈 2부터 8까지가 애플 향 라인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보통 9월에 제품을 출시하기에 애플 벤더사는 상반기에 대체로 관련 생산라인을 놀린다. LG디스플레이도 LCD 패널을 공급할 때 그랬었고 재팬디스플레이도 그랬었다. 모든 벤더사들의 예외 없는 흐름”이라며 “그런데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업체들이 그런 흐름이 나타났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부분이 아쉬웠다. 실제로 실무진과 얘기해봐도 그 부분에서 미스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반기 가동률이 꼬꾸라지면 연평균 가동률 역시 제대로 안 맞춰진다. 물론 계약서상에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의 가동률 개런티 부분이 존재할 것”이라며 “애플을 위해서 투자를 해주는 거니까 연간 일정 수준 이상의 가동률은 보장해줘야 한다는 조항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개런티 조항은 LG디스플레이와 재팬 디스플레이도 모두 있었으나 한 번도 지켜진 적이 없었다. 애플이 대형 고객사라서 그 문서로 소송을 걸 수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올해 아이폰X의 예상 밖 부진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가 증설 가능성을 낮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이폰X는 이전 버전보다 가격이 높아 판매량이 부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최근 블룸버그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200만~400만개 물량의 OLED를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해온 아이폰용 OLED 공급 물량을 LG디스플레이가 나눠 갖게 되면 애플 입장에서는 벤더사 경쟁이 유발돼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뒤따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X의 높은 가격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높은 패널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향 라인인 삼성디스플레이 A3 라인의 페이즈2~8 라인은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트렌드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7세대 라인을 전환 투자한 A4 라인의 장비 셋업은 이미 대부분 완료됐으나 가동은 안하고 있다. 이 부분도 여유 공간이 남아돌기에 당분간 삼성 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 투자는 보수적으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플렉시블 OLED 라인을 추가 증설하기 위해 투자한 A5 신공장은 2020년을 목표로 했을 때 사실상 OLED TV 설비가 들어갈지 플렉시블 설비가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올레드 TV 설비를 A5에 채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플렉시블 OLED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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