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中 공략 다변화…신사업 발굴에 속도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매섭다. 이 가운데 일찌감치 중국 패널 업체 수주로 눈을 돌린 엘아이에스, 케이피에스 등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는 회사 안팎에서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사로 둔 영우디에스피, 톱텍, 선익시스템, 주성엔지니어링 등 업체들은 올해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이 좋지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중국 패널 업체의 물량 공세로 LCD(액정표시장치) 판매가가 급락한 것에 따른 여파다.

이미 LCD 시장 1위였던 LG디스플레이는 중국 BOE에 자리를 빼앗겼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도 중국에 시장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BOE, 차이나스타 등 중국 패널 업체는 한국의 OLED 관련 인력을 영입해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LCD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의 중국 굴기 수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국 LCD 수혜’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냐가 문제다. 결국, 중국 패널 업계도 LCD에서 OLED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LCD 수혜가 언제 종료될지에 대해 의견도 엇갈린다.

DB금융투자의 권성률 연구원은 “중국에서 2022년까지 대형 LCD에서는 총 19개 팹(Fab)이, 중소형 LCD에서는 총 20개 팹이 새로 건설될 예정이다. 지금부터 5년 후까지는 LCD 수요가 계속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LCD 장비업체 관계자는 올해 IR(기업설명회)를 통해 “약 2~3년 정도는 중국으로의 LCD 장비 수출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존 계획된 부분이 실현될 때까지는 중국에서 LCD 수요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앞으로 신규 투자가 없게 되면 증설이나 라인 수리, 보완같이 작은 수요가 있을지는 몰라도 최근 2~3년간 있었던 대규모 수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OLED 분야에서는 중국이 수율 저하 등 낮은 기술력 문제로 아직 한국을 위협할 수준이 안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 OLED 굴기’에 따른 수혜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권성률 연구원은 “기존 LCD를 주력으로 하는 장비업체는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 쪽에서 생명 연장을 하고 한국에서는 OLED 방면으로 새롭게 제품을 개발해 신규 매출을 올리는 등이 생존 방법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의 생존 전략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LCD, OLED 장비 모두 중국 수출에 집중하는 업체가 있다. 레이저 응용기기 업체 엘아이에스는 2010년대 초반 주요 고객사였던 삼성디스플레이와 마찰이 있고 난 뒤 사업 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려 고객사 다변화에 힘을 쏟았다.

회사 측은 중국 내에서 OLED 후공정 커팅 장비 부문 점유율이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실적도 상승세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590억원), 영업이익(58억원), 당기순이익(5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561%, 423% 올랐다. 올해 최대 매출액을 경신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5월 IR에서 회사가 밝힌 중국 시장 구매요청서(PO) 규모만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케이피에스도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의존을 벗어나 고객사 다변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화권 OLED 투자 수혜로 올해 케이피에스의 2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4배 이상 오르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에도 BOE, 티안마 등 고객사 수주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LCD에서 OELD로 디스플레이 시장이 변화하는 시점에 아예 다른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도 있다. 베셀이나 쎄미시스코가 그 예다. 베셀은 항공사업을, 쎄미시스코는 초소형 EV(전기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신현석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