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처블이 OLED 끝판왕?…디스플레이 한계 극복 시작됐다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스트레처블(Strechable) 디스플레이가 OLED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관련 업계에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디스플레이 혁명’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한편, 본질적인 효용성과 관계없어 디스플레이 산업에 큰바람을 불러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의 연장선에 있다. 팽팽하게 잡아당겼다가 놓아도 원래대로 돌아가는 신축성 디스플레이다. 이 기술이 완성형 단계에 이르게 되면 ‘디지털 포스트잇’, ‘커튼형 TV’, ‘디지털 포스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디지털 지도’ 등 중소형, 대형을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 활용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신문처럼 들고 다니면서 보는 세상이 되는 것.
디스플레이 업계는 당분간 성장이 정체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더뎌지고 더는 기존 기술 영역에서는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폰X의 부진이 기존과 다를 바 없는 ‘혁신 부재’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중국이 한국의 시장 선도 위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하락이 직격탄이 됐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업황 악화로 투자 여력이 없는 가운데서도 새로운 기술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과 전혀 다른 혁신성만이 위기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폴더블과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업계의 희망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그러나 디스플레이는 결국 영상과 사진을 나타내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스타킹처럼 늘어나는 성질이 본질을 벗어난 쓸모없는 기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혁신적인 기술로 인정받으려면 이 같은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완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혁신적이면서도 사용하기 편해야 업계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애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기획하던 당시부터 구상해왔던 최종 버전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2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상반기 OLED 시장 결산과 주요기술 분석 세미나’(유비리서치 주최)를 통해 고려대학교 홍문표 교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곧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완성형”이라며 “원래 우리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디자인하고 만들던 1990년대 말에 그때 꿈꾸던 최종적인 모습이 바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삼성에서 만들고 있는 POLED(플라스틱 OLED)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프로토타입”이라며 “그게 완성체로 가게 되면 현재 생각하는 FPD(플랫패널디스플레이)와는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거기에 디스플레이 사회가 기대를 걸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휘거나 꺾이는 부분에서 압축되거나 늘어나는 영역이 있는 한편 아무런 힘이 가해지지 않는 뉴트럴존(Neutral Zone)도 존재한다. 아무리 늘리고 땡겨도 절대 깨져서는 안 되는 요소가 설치돼야 하는 영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글라스(유리) OLED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기판 자체가 휘어질 수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만약 뉴트럴존 면적이 변화되면 폴리이미드(PI) 필름에 POLED 기술을 전혀 쓸 수 없다.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곡면으로 구현하거나 안이나 바깥으로 자유롭게 꺾을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뉴트럴존의 면적 변화에 맞는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뉴트럴존에 변화가 나타나더라도 디스플레이 특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다.
홍 교수는 “기본적으로 디스플레이 업계가 준비하고 개발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현재의 POLED보다 화질이 떨어지면 안 된다. 동일한 화질인데 완전한 폼펙터를 갖고 특히 현재의 POLED 라인을 거의 변화 없이 80% 재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해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팽창률(Expanding rate) 혹은 스트레처빌리티(stretchability)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할까. 홍 교수는 “통상적으로 POLED의 최종 두께를 100마이크로미터(um)로 본다면 두 개를 겹쳤을 때 두께는 200um가 된다. 이것의 곡률 반경을 1mm로 놨을 때 접으면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스트레처빌리티는 18%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20% 정도의 스트레처빌리티가 확보되지 않으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스트레처빌리티가 5%를 넘지 못한다”라며 “현재 수준으로 만들어봐야 스트레처블 특성을 줄 수는 있으나 별로 쓸모가 없는 수준이 된다. 제대로 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만들려면 2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시대가 열리는 순간 5인치, 7인치 디스플레이는 필요없다. 접어서 쓰면 되니까 모두 10인치 이상일 것이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라며 “그래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완성형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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