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의 3번째 도약, ‘20조 규모 액티비티 시장’
-여기어때 추형준 액티비티 총괄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액티비티’ 시장 성장세가 뜨겁다.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 ‘욜로(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태도)’ 문화 확산이 배경이다. 관련 시장 신규 업체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대표 심명섭)도 지난달 말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종합숙박에 이은 3번째 도전이다.
9일 서울 강남구 위드이노베이션 본사에서 만난 추형준 여기어때 액티비티 총괄<사진>은 “국내 액티비티 시장은 우선 3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나,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20조원까지 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추 총괄은 지난해 11월에 여기어때에 합류했다. 이전에 네이버에서 지도, 검색, 쿠폰 서비스팀을 거쳤다. O2O 서비스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로컬 비즈니스 전문가다.
통상 액티비티는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레저 입장권, 투어 등 여러 활동의 통칭이다. 그러나 그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범위를 좀 더 넓게 봤다. 주말 짧은 여유시간을 이용하는 일들도 액티비티에 포함했다. 방송댄스 강습, 원데이 클래스, 방탈출카페 등 시설이 도심에 있는 활동이 여기 속한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모바일을 통해 찾아보거나 예약하기 어려웠던 상품들이다.
최근 취미/배움과 관련된 모임들이 페이스북 그룹 등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여러 채널을 통해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추 총괄은 “최근 유행하는 독립책방의 저자 강연 등도 이에 속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시간을 유익하게 쓰려는 모든 활동이 액티비티”라고 표현했다. 사실상 먹고사는 일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액티비티인 셈이다.
여기어때는 기존 액티비티 사업자의 서비스와 차별점으로 우선 생생한 정보 전달에 중점을 뒀다. 기존 상품 설명은 사진 중심의 정적이고 혼란스런 이미지로 표현돼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여기어때는 매주 액티비티 매거진 ‘탐구생활’을 발간해 이용자 이해를 돕는다. 여행 에디터들이 투입돼 직접 서비스를 체험하고 글과 동영상으로 후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경비행기, 패러글라이딩, 열기구 체험을 모은 ‘항공 액티비티’편과 ‘워터파크’편이 발간됐다. 이용자들이 직접 이용 후기 동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리뷰 시스템도 개편했다.
상품 구매와 이용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도 최소화하기 위해 신경 썼다. 추 총괄과 여기어때 액티비티 팀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 환불’제도다. 미리 예약을 했더라도 여행 일정이 꼬이는 일은 많다. 여기어때는 이런 경우 상품에 따라 결제 유효기간이 지나더라도 전액 포인트로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저가가 아니면 차액 2배를 보상해주는 ‘최저가보상제’도 있다.
여행지에서 즉흥적인 구매 시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바로사용’ 표기를 해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추 총괄은 “보통 액티비티 상품은 계획적인 구매보다 시설 입구에서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높은 편, 보통 30% 이상이 이런 문앞 구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경우 실시간으로 구매 사용가능하게 하는 환경이 중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365일 내내 새벽까지 운영하는 고객행복센터도 있다. 추 총괄은 “액티비티 이용은 주로 주말에 이뤄지는데, 주말에 고객센터가 운영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생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렵다”며 “기존 사업자들이 제공하던 혜택은 제공하면서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향후 기존 여기어때 숙박 예약 서비스와 다양한 연계 전략도 고민 중이다. 숙박 상품을 구입하는 이용자에게 액티비티 할인 혜택을 주거나 반대의 경우, 혹은 패키지 상품으로 묶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혹은 개별 숙박업소에서 인접 액티비티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 수도 있다.
추 총괄 역시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이번 프로젝트를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추천 액티비티를 골라달라고 했더니 “아무래도 여름이다 보니 워터파크와 서울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 레저를 권장, 현재 많은 상품에서 반값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다”며 “한편 시원한 에어컨을 쐬면서 즐길 수 있는 양궁 카페 등 도심형 체험시설 들도 좋은 놀잇거리”라고 했다.
최근 직접 경험한 액티비티 중에서는 제주도 ‘본태박물관’을 꼽았다. 여행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탄 장소다. 그는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회랑에서는 차분한 기분을, 쿠사마 야요이의 거울의 방에서는 환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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