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들시들 GPU 시장…PC 시장 반등에도 힘 못써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지난 2년 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PC 시장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열풍이 꺾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GPU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역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인 1분기 3.4% 출하량 상승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고점을 지나 본격적인 내림세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PU 시장의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그동안 암호화폐 채굴에 있어 GPU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으나 중앙처리장치(CPU), 주문형반도체(ASIC) 혹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등을 활용이 늘어나면서 비중이 줄었다. 채굴 자체가 더는 지속하지 못한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업체별로는 AMD가 12.3%로 하락이 가장 컸다. 엔비디아도 –7%를 기록했다. 인텔만 유일하게 2% 출하량이 늘었다. 인텔은 별도의 GPU 판매를 하지 않고 CPU에 통합된 형태다. 주로 노트북에서 많이 사용한다.

실제로 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분기 PC 시장 반등 요인으로 노트북과 울트라 모바일 PC를 언급한 바 있다. 이 기간 전 세계 PC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6210만대를 나타냈다.

바꿔 말하면 GPU 출하량 감소는 데스크톱PC 전망이 상대적으로 암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별 GPU(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제품은 기업용보다는 소비자용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JPR은 “암호화폐를 통한 그래픽카드(AIB) 시장의 성장은 끝났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GPU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 고대역폭 메모리(HBM)나 그래픽용 D램인 GDDR6 등의 판매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HBM은 서버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지만 GDDR6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점쳐진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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