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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내년 EUV 30대 양산...삼성전자 7나노 도입 빨라지나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내년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이하 EUV) 장비 수주 예상량을 30대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7나노미터(nm, 이하 나노) EUV 공정 양산에 나선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EUV 장비를 대량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7일(현지시각) ASML의 피터 베닝크 CEO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5대의 EUV 장비가 3분기 매출에 포함됐으며, 3분기에 5대의 신규 EUV 장비를 수주했다. 올해 총 18대의 EUV 장비를 선적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30대의 EUV 장비를 선적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선적’은 고객사와 수주 계약을 맺고 제품을 배달하기 위해 배에 싣는 과정을 뜻한다. 즉 실제 공급한 수주 건이다. ASML은 고객사별 EUV 도입 대수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17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한 파운드리 7나노 LPP(Low Power Plus)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미세공정의 핵심인 EUV 도입을 TSMC보다 더 적극적으로 서두르고 있어 향후 수년 안에 파운드리 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메모리 호황’ 이후를 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V 장비를 수주받아 장비를 만들어 납품하는 기간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8개월에서 2년 사이”라며 “꼭 주문을 받고 장비를 만드는 것은 아니며 상황을 고려해 생산한다”라고 설명했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ASML에 가장 많은 EUV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를 이어 TSMC가 두 번째로 많은 EUV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EUV 장비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한 해 생산 대수가 한정돼 있다. 대당 가격 수는 1300억~15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운드리 업체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TSMC 56.1%, 글로벌파운드리 9.0%, 대만 UMC 8.9%, 삼성전자 7.4%, SMIC 5.9% 등이다.

현재 ASML의 EUV 장비를 공급받은 이력이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TSMC, 인텔 3개 기업으로 파악된다. 다만 인텔이 EUV 도입을 미루면서 현재는 삼성전자와 TSMC가 EUV 공정 양산을 두고 경쟁하는 형세가 됐다.

이 외 ASML은 글로벌파운드리와 마이크론은 물론, 중국 기업과도 수주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ASML 측이 공식적으로 고객사를 밝히지 않아 삼성전자, TSMC, 인텔 외 다른 고객사 유무는 확실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ASML의 EUV 장비 고객사는 크게 삼성전자, TSMC, 인텔 3개사”라면서도 “글로벌파운드리, 마이크론과도 수주 관련 얘기가 있었으며, 중국에서도 주문 얘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ASML과 공급 협상을 진행한 중국 파운드리 기업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인 SMIC로 파악된다.

ASML 측은 “EUV 사업 분야에서 고객사에 전달된 모든 장비가 고객사 양산에 필요한 조건을 달성했으며, 고객사의 EUV 양산을 위한 장비 가동률을 개선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삼성전자와 TSMC의 양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EUV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ASML의 실적도 상승세다. ASML의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7억7600만 유로(약 3조6000억원), 8억1700만 유로(약 1조600억원), 6억8000만 유로(약 8800억원)다. 전 분기 대비 각각 1.3%, 18.4%, 16.4%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3.4%, 24.5%, 22.1% 상승했다. 올해 4분기 매출 예상치는 30억 유로(약 3조9000억원)로 제시했다.

3분기 수주 금액은 22억 유로(약 2조8600억원)다. 전 분기 19억5200만 유로(약 2조5400억원) 대비 12.7% 올랐다. EUV를 포함한 모든 장비의 국가별 공급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한국 35%, 대만 30%, 중국 18%, 일본 9% 등이다.

피터 베닝크 CEO는 실적 개선에 대해 “심자외선(DUV)와 애플리케이션 사업 부문의 성장세와 EUV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결과”라며 “EUV 분야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시간당 155장(WPH)의 생산성을 갖춘 ‘NXE:3400C’ 장비를 고객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직 고객사의 차세대 노드 생산 계획에 따른 수요와, 메모리 고객사로부터의 3분기 장비 수주량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로직(Logic)과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활발한 수요가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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