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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첫 전파 D-7, KT ‘먹구름’…아현 화재, 유무선 장애 장기화 우려(상보)

윤상호
- KT, 세부 손해 파악 지연…시설 물리적 손실, 단기 복구 어려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다. 5세대(5G) 무선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KT가 연기에 휩싸였다. KT아현지사에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 일대에서 KT의 모든 통신서비스가 장애를 겪었다. 복구는 상당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KT는 장애와 복구 관련 명확한 정보를 공개치 않았다. 서비스 불통은 5G 마케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24 KT에 따르면 오전 11시경 서울 서대문구 KT아현지사에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재난본부청은 오후 12시경 통신장애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불편은 6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다. 통신장애 지역은 서울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VoIP) ▲인터넷TV(IPTV) ▲신용카드결제(VPN) 등 유선을 이용한 전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무선은 3세대(3G) 이동통신과 4세대(4G) 이동통신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트래픽 우회 등을 하고 있지만 이미 발생했던 통신시도 처리와 새로 발생하고 있는 통신시도 등이 겹쳤다. 오후 5시 현재도 정상화는 요원하다.

소방당국은 KT아현지사에 매설한 16만8000회선 유선회로와 광케이블 220조가닥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정상화 시점은 불투명하다. 화재로 전소한 영역과 진압과정 손상 영역 등을 파악치 못했다. 불은 꺼졌지만 연기가 빠지지 않아 접근이 어렵다. KT는 우회망을 통해 서비스를 재개를 추진 중이다. 해당 지역뿐 아니라 트래픽을 분산 수용하는 지역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

이번 과정에서 KT 태도가 구설에 올랐다. KT는 화재 발생 3시간여가 지난 오후 2시10분경 첫 입장을 내놨다. ‘화재 진압 후 복구에 즉시 임하겠다. 진행 상황은 추후 알리겠다’는 4줄이 전부였다. 5시간30여분이 지난 오후 5시30분경 두 번째 입장이 나왔다. 황창규 KT 대표가 현장을 방문했다는 것과 ▲이동전화를 오늘 중 70% 내일 아침까지 90% 이상 복구 ▲유선전화, 인터넷, 카드결제 복구는 1~2일 정도 소요 ▲이동기지국 15대 현장 배치 및 추가 30대 투입 예정 등을 담았다.

문제는 KT는 어디서 얼마나 어떤 사람이 장애를 겪고 있는지 파악치 못했다. 이동전화 오늘 중 70% 내일 아침까지 90% 복구 기준 자체가 명확치 않다. KT는 복구했다고 하지만 이용자는 체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어디 누가 장애를 겪고 있는지 알아야 70% 90% 복구도 알 수 있다. 유선전화, 인터넷, 카드결제 복구는 소방당국 전망보다 빠르다. 최대한 다른 쪽으로 트래픽을 돌리겠다는 뜻이다. 품질 보장에 관한 얘기가 없다.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품질 저하 부분은 보상치 않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그동안 통신사는 장애 발생 때 내용을 제대로 공개한 적이 별로 없다. 보상 기준을 까다롭게 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KT의 태도는 이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장애 범위와 대상을 인정하면 비용은 늘어난다. 통신사가 조건 없이 장애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한 것은 4G 시대 두 차례가 전부다. SK텔레콤이 2014년 3월과 2018년 4월 약관에 관계없이 각각 전체 가입자와 730만명의 요금을 깎아줬다.

한편 이번 일은 5G 마케팅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5G 초반 서비스는 인구 밀집 지역 일부에서 이뤄진다. 이번 장애를 겪고 있는 지역과 겹친다. 세대 전환은 초반 승부가 분위기를 좌우한다. 3G와 4G 때도 그랬다. KT의 약점을 경쟁사가 가만히 놔 둘리 없다. KT는 4G 때 출발이 늦어 고생했다. 5G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이번 일이 절치부심을 소용없게 만들 가능성이 생겼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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