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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유출' 보안 후폭풍… 프린팅 업계 반사이익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기업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인쇄 보안이 강조되는 추세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 때문이다. 잘 알려진 ‘숙명여고 쌍둥이 사태’도 있지만 올해 7월 광주 A고등학교에서도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중간고사 시험지를 빼돌려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해당 사건은 시험지 원안 관리가 허술했던 점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험지 복사 이후 원안이 인쇄실(등사실)에 방치돼 있었고, 다른 직원들이 퇴근한 시간대를 이용해 행정실장이 이를 행정실로 가져와 복사했다. 인쇄실 열쇠 역시 행정실에서 관리했다.

사건이 공분을 사면서 광주시교육청도 인쇄실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CCTV 설치를 지원하고 인쇄 매수 등 ‘로그정보’ 확인이 가능한 인쇄기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통상 학교에서 사용하는 공판인쇄기는 빠른 인쇄 속도에만 중점을 둬 보안기능은 전무한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보안기능을 갖춘 인쇄기 포트폴리오를 갖춘 리소코리아가 덕을 봤다. 재고 물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대거 납품됐다. 리소코리아 조의성 부사장은 “광주에 있는 대부분(67개교 중 61개교) 고등학교가 기계를 리소코리아 제품으로 바꿨다”며 “원래 저희 제품을 사용하던 곳도 보안이 강화된 신제품으로 바꾸고, 타사기 쓰는 곳도 저희 쪽으로 많이 넘어왔다”고 말했다.

리소코리아의 공판인쇄기는 인쇄한 사람, 인쇄 매수를 확인할 수 있는 로그정보 외에도 여러가지 독특한 보안 방식을 갖추고 있다. USB를 활용한 시험지 복사가 대표적이다. 전용 프로그램으로 시험지 파일을 암호화해, 인쇄기 외에 다른 PC나 노트북에서는 파일을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종이 원본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광주 A고 사례처럼 유출은 불가능하다. 만약 USB를 도난당하거나 분실한다고 해도 시험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아 안전하다.


USB 인쇄를 사용하지 않고 종이 원본으로 인쇄할 경우엔 원지 자동 폐기 기능이 활용된다. 인쇄 후 드럼에 남아있는 원지는 시험지 유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보호’ 기능을 설정해 두면 별도의 파쇄기 없이도 인쇄가 끝나면 바로 폐기가 진행되도록 했다. 또 원지 보관함에 추가로 자물쇠를 달아 관리자 외엔 원지에 손댈 수 없게 설계했다.

해당 솔루션을 설치한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보안 지침이 내려온 후)선생님 전원에게 USB를 지급하고, 모든 인쇄물을 원안 대신 USB 방식으로 시스템을 변경했다”며 “인쇄기에 비밀번호 잠금 기능이 있는지 조차 몰랐으나, 이번 사태를 통해 인쇄기 잠금을 설정해 두었다”고 말했다.

교내 프린팅 보안 강화 움직임은 광주시 외 다른 시‧도에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프린팅 보안 솔루션으로 시험지 유출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숙명여고 사례처럼 책임자가 작정하고 가담할 경우엔 대응이 어렵다. 시험지 캐비넷 관리 및 CCTV 강화 등 다른 대책 병행이 필요하다.

리소코리아 조의성 부사장은 “사실 시험지가 유출될 수 있는 경로는 많다. 인쇄기의 기능을 벗어난 유출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케어리스 미스테이크(Careless mistake), 즉 의도치 않은 실수에서 비롯되는 유출은 기술로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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