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퀄컴서밋] 적의 적은 동지…퀄컴-삼성,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

윤상호
- 양사, 사업 지속성 및 성장성 밀접…5G, 밀리미터웨이브 확대 ‘공통분모’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적의 적은 동지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퀄컴과 삼성전자는 동지일까 적일까. 퀄컴이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퀄컴 5G 모바일 플랫폼 ‘스냅드래곤855’로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55에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차세대 영상표준 ‘HDR10플러스’를 모바일 최초로 내장했다. 양사는 5G 이동통신에서 밀리미터웨이브(mmWave), 즉 6GHz 이상 주파수 대역을 밀고 있다.

5일(현지시각) 퀄컴은 미국 마우이 그랜드와일레아 호텔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놀로지 서밋’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퀄컴은 한국 미국 유럽 호주 중국 일본 등 통신사 5G 동향과 5G 스마트폰용 플랫폼 스냅드래곤855를 발표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삼성전자는 우리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했다. 퀄컴은 반도체 설계회사다. 생산은 위탁한다. 제조사가 퀄컴 부품을 채용 완제품을 만들어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이 고객이다. 스냅드래곤855도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은 삼성전자가 퀄컴의 고객이다. 하지만 퀄컴은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와는 적이다.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대중화와 충돌한다. 통신 모뎀 사업 등도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과는 동반자다. HDR10플러스 영향이다. 현재 HDR(High Dynamic Range) 표준은 초고화질(UHD)얼라이언스의 ‘HDR10’이다. HDR10플러스는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경쟁 기술은 돌비 ‘돌비비전’이다. 삼성전자는 TV 세계 1위다. TV 제조사는 HDR10플러스에 소극적이었다. 퀄컴이 스냅드래곤855에 HDR10플러스를 넣으면서 상황은 변할 전망이다. 퀄컴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점유율은 절반 가까이 된다. HDR10플러스 생태계 확장 도화선이다. 콘텐츠가 늘어나면 도태되지 않기 위해 경쟁사도 HDR10플러스를 써야 한다. 라이선스 비용도 HDR10플러스는 무료 돌비비전은 유료다. PC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PC사업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퀄컴 올웨이즈 커넥티드PC 플랫폼에 동참했다.

5G 활성화도 동반자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와 퀄컴은 밀리미터웨이브를 선점했다. 기존에 통신에서 사용치 않았던 주파수다.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반격 기회로 퀄컴은 모바일 플랫폼 주도권을 굳힐 계기로 삼았다.

주파수는 고주파일수록 도달 거리가 짧다. 기지국이 많아져야 한다. 비용이다. 사용치 않았던 영역이기 때문에 초광대역을 이용할 수 있다. 5G 청사진으로 얘기 돼 온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은 밀리미터웨이브 투자가 진행돼야 가능하다. 국내도 마찬가지. 정부는 5G용으로 3.5GHz와 28GHz 주파수를 할당했다. 3.5GHz는 280MHz폭 28GHz는 2400MHz폭이다. 지난 1일 상용화는 3.5GHz만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내년 하반기 28GHz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국가 대부분이 비슷하다. 6GHz 이하를 먼저 6GHz 이상을 나중으로 정했다. 미국만 예외다. 투자가 미뤄질수록 삼성전자와 퀄컴의 선행투자 효과가 반감된다. 경쟁사에게 따라올 시간을 준다.

아몬 사장은 “밀리미터웨이브 서비스가 이뤄져야 진정한 5G 시대를 누릴 수 있다. 초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때처럼 우려가 있었지만 버라이즌 등 실제 사례를 보면 요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저스틴 데니슨 전무는 “버라이즌이 밀리미터웨이브로 5G 무선통신을 세계 최초 상용화 할 때 삼성전자 장비와 단말기를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5G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5G 스마트폰을 행사장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한편 퀄컴과 삼성전자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은 이어질 전망이다. 퀄컴은 파운드리 업계 최대 고객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계속하려면 퀄컴은 잡아야하는 고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1위다. 퀄컴이 놓칠 수 없는 고객이다. 세계 스마트폰 2위 애플은 퀄컴과 소송 중이다. AP는 자체 제작 통신 모뎀은 인텔을 쓴다.

<마우이(미국)=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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