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주객전도된 현대카드의 日 'IT시스템' 수출 홍보

박기록
(2019.3.5) 일본의 PRTIMES가 보도한 'H-ALIS' 관련 내용. 현대카드와 뱅크웨어글로벌, 일본 엑사시스템즈의 역할이 각각 명시됐다.
(2019.3.5) 일본의 PRTIMES가 보도한 'H-ALIS' 관련 내용. 현대카드와 뱅크웨어글로벌, 일본 엑사시스템즈의 역할이 각각 명시됐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김도현기자] 현대카드(대표 정태영)는 지난 14일, 일본에 자사의 '카드 IT시스템'을 수출했다는 매우 흥미로운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관련 업계의 관심은 적지 않았다.

IT회사도 아닌 현대카드가 '카드 IT시스템'을 일본에 수출했다는 것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카드사의 핵심인 승인시스템을 포함한 기간계시스템을 수출했다는 것 자체도 역사적인 의미를 둘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보도자료에서 밝힌 내용은 지난 5일, 일본IBM의 자회사인 ‘엑사 시스템즈(EXA SYSTEMS)’가 차세대 신용카드 IT시스템으로 현대카드의 ‘H-ALIS(Hyundai-Advanced Library Card Information System)’를 선정했다는 것.

하지만 현대카드의 이날 발표는 몇가지 부분에서 시장에 혼선을 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준다.

먼저, 이번 현대카드의 '카드 IT시스템' 수출 계약은 현대카드외에 국내 IT업체인 뱅크웨어글로벌(대표 이경조)과의 계약도 별도로 존재한다. 계약내용상 두 회사의 역할이 각각 다른데, 마치 현대카드의 단독적인 카드 IT시스템 수출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본 엑사시스템즈, 현대카드 - 뱅크웨어글로벌과 각각 계약

최근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일본의 PR타임즈(TIMES)에 따르면, 엑사시스템즈는 ▲현대카드(HCC)와는 'H-ALIS'의 저작권 보유회사 ▲뱅크웨어글로벌(BwG)과는 'H-ALIS'솔루션 프로바이더(공급사)서의 권한을 인정하고 각각 계약을 맺었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뱅크웨어글로벌의 역할이 적지않은데 주객이 전도됐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H-ALIS'의 일본 판매회사 역할로 뱅크웨어글로벌이 명시됐다.

한편 엑사시스템즈 자신들은 'H-ALIS' 를 활용해 일본 금융권을 상대로 한 시스템통합(SI)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즉, 'H-ALIS'솔루션을 가지고, 앞으로 일본내 신용카드회사 또는 금융회사들이 발주하는 카드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2014년, 뱅크웨어글로벌은 현대카드에 자사의 상품개발(프로덕트팩토리)솔루션인‘BX PF’을 이용해 차세대시스템(신카드시스템)구축 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을 다시 상품화해서 이번에 일본에 수출한 것이 'H-ALIS'이고, 현지의 파트너가 엑사시스템즈인 것이다.

◆아직은 일본 IT업체와의 솔루션 총판계약일 뿐

또 엄밀하게 말하면 IT시스템 수출이란 표현도 다소 성급하다. 만약 일본내 신용카드회사가 'H-ALIS'를 활용해 '신 카드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하면, 엑사측이 SI를 맡아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동시에 그때부터 현대카드(저작권)와 뱅크웨어글로벌(솔루션공급)의 수출 수익이 가시화되는 구조다.

아직은 일본내 수주 소식이 없기때문에 수출했다는 표현보다는 수출을 위한 총판계약을 체결했다는 표현이 맞다.

물론 일본 금융시장에서 IBM의 영향력이 적지않기때문에 'H-ALIS'의 일본내 매출이 가시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현대카드가 향후 솔루션 공급시 받게될 저작권 수익비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일본의 PR타임스는 일본의 신용카드업계가 시장의 포화, 수수료의 인하, 이종 업종의 시장진입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IT측면에선 종래의 코볼(COBOL)언어를 이용한 구형 시스템이 많아 개발 속도가 느리고, 또 기술자의 고령화에 의한 IT인력 부족, 유지보수 비용의 상승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어 새로운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높다고 진단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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