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퀄컴, 美 행정부에 ‘웃고’ 사법부에 ‘울고’…법원, ‘독점 인정, 재협상 명령’

윤상호
- 퀄컴, “즉각 항소”…한국도 공정위와 관련 소송 진행 중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퀄컴이 미국 행정부와 사법부 탓에 웃다 울었다. 행정부는 잠재적 위협을 제거했다. 사법부는 현재 수익모델을 파괴했다. 물론 아직 둘 다 확정은 아니다. 퀄컴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너제이 지방법원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TC)가 제기한 퀄컴에 대한 소송에서 FTC의 손을 들었다. FTC는 퀄컴이 거래처에서 과도한 특허사용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반독점 소송을 냈다.

법원은 “퀄컴이 반도체 시장 경쟁을 억압했다. 제조사와 경쟁사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고 판결했다. 퀄컴이 휴대폰 제조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재협상하도록 명령했다. 7년 동안 FTC는 준수 여부를 감시한다.

퀄컴은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 즉각 항소하겠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소송은 퀄컴의 근간을 흔든다. 퀄컴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통신칩 강자다. 퀄컴의 수익모델은 부품과 라이선스, 즉 특허사용료다. 부품 공급과 부품을 이용하는 업체에 라이선스를 받는다. 부품은 개당 가격으로 라이선스비용은 제품 가격의 일정 퍼센트를 징수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스냅드래곤 AP는 100원, 라이선스 비용은 제품값의 10% 같은 식이다. 100만원짜리 폰을 팔면 퀄컴이 10만100원을 10만원짜리 폰을 팔면 퀄컴이 1만100원을 버는 구조다.

각국 정부와 제조사는 퀄컴이 라이선스 비용을 따로 거두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퀄컴은 통신칩 공급을 조절하는 등으로 협상력을 높였다. 미국 FTC뿐 아니라 여러 국가 관련 기관이 이를 독점 금지 행위 위반으로 여겼다. 퀄컴은 수긍하지 않았다. 국내도 공정거래위원회와 퀄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어느 한 나라에서라도 퀄컴이 질 경우 파급력은 만만치 않다.

한편 퀄컴에 호재도 있다. 최근 미국은 화웨이와 미국 기업 거래를 중단토록 했다.

화웨이는 지난 1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2위 업체다. 퀄컴의 매출처 한 곳을 잃었다. 하지만 화웨이는 퀄컴에 대항해 자체 AP와 5세대(5G) 이동통신 통신칩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기도 했다. 5G시대 경쟁자가 될 수 있었던 화웨이를 제거하는 편이 당장 이익 일부를 잃는 것보다 좋다. 인텔이 5G 통신칩 사업을 포기한 만큼 퀄컴이 5G 독점을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는 편이 낫다. 삼성전자도 AP와 5G 통신칩을 하지만 퀄컴과 삼성전자는 협력관계에 가깝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