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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국내 OTT 시장…KT, CJ ENM 손잡을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6일 지상파 방송사들과 SK텔레콤의 연합인 동영상스트리밍(OTT) 사업자 웨이브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토종 OTT 사업자의 등장이 예고됐다.

CJ ENM과 JTBC는 17일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내년 초 합작법인(JV)를 설립하고, CJ ENM의 티빙(TVING)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을 론칭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내 OTT 시장은 넷프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가 주도하는 가운데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의 반격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 토종 OTT 양강구도 형성=양사의 협력은 하루전 출범한 웨이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는 각자가 보유하고 있던 OTT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9월 16일 통합 OTT 웨이브가 출범했다.

당초 지상파 방송3사의 OTT 협상 대상자는 SK텔레콤이 아닌 CJ ENM과 JTBC였다. 방송콘텐츠 시장 강자인 지상파 방송3사와 CJ ENM, JTBC는 당초 콘텐츠 사업자 중심의 OTT 플랫폼 통합방안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논의는 접점을 찾지 못했고 그 틈을 SK텔레콤이 비집고 들어왔다.

넷플릭스와 협력한 LG유플러스에 대응할 콘텐츠 파워가 필요했던 SK텔레콤과 대규모 콘텐츠 제작비가 필요했던 지상파 방송사들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웨이브 출범까지 이어진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열린 생태계 구현을 위해 CJ ENM, JTBC는 물론, KT 등 통신사들의 참여도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분구조가 정리되고 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법인 설립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CJ ENM, JTBC가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결국 CJ ENM, JTBC는 독자적인 OTT 법인설립이라는 카드로 대응하게 된 셈이다.

◆ KT, CJ ENM-JTBC 협력 가능성은?=CJ ENM과 JTBC가 손을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사업자는 다름 아닌 KT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급성장하는 OTT 시장에서 콘텐츠 파트너를 찾지 못한 곳은 KT 뿐이다.

KT는 800만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유료방송 최대 사업자이다. KT가 SK텔레콤이 최대주주인 웨이브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에서 해외사업자와의 협력카드를 제외하면 KT가 CJ ENM-JTBC의 손을 잡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가입자 기반이 탄탄한 만큼, 내년초 출범하는 OTT에 KT가 참여할 경우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CJ ENM-JTBC 역시 자금력이 풍부한 통신사와의 협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웨이브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좋은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CJ가 지상파를 위협할 만큼 클 수 있었던 것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KT 등 대기업의 자금이 유입된다면 넷플릭스는 몰라도 웨이브와는 충분히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CJ ENM 관계자는 "이제 MOU 단계로 특정 통신사와 구체적 협력방안에 대한 언급은 시기상조"라며 "다만 특정 플랫폼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통신사를 포함해 협력관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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