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MS는 어떻게 위기에서 벗어났을까…클라우드의 놀라운 반전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014년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세 번째 CEO로 사티아 나델라가 취임했다.

나델라가 CEO 자리에 오른 당시 MS는 큰 위기에 처해 있었다. 주력 시장이던 PC분야의 침체가 가속화됐고, 모바일 시장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뒤늦게 인수한 노키아 역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다시 매각했다.

결국 한 때 세계 IT 시장을 호령했던 MS는 IT시장에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IT업계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하락이었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하지만 나델라 취임 이후 MS는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퍼스트’를 선언하고 전사의 모든 역량을 클라우드에 집중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이름도 ‘윈도 애저’에서 ‘MS 애저’로 바꿨다.

심지어 2016년에는 ‘MS는 리눅스를 사랑한다’는 발언을 하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오픈소스 지원을 강화했다. 현재 애저에서 구동되는 가상머신(VM)의 30%는 윈도가 아닌 리눅스다.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를 두고 일각해선 “MS가 미쳤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같은 노력에 따라 올해 4월 MS는 애플, 아마존에 이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다시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큰 기여를 한 것이 바로 클라우드다. 실제 MS가 발표한 2019회계년도 4분기(2019년 4월~6월)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337억달러(한화로 약 39조7155억원), 분기 순이익은 49% 상승한 132억달러(15조5562억원)을 달성했다.

이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MS 애저 매출이다. MS 애저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다만 MS는 애저의 수치는 별도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애저와 서버 제품 등이 포함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14억달러로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애저 다음으로 MS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오피스 365’를 비롯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분야다. 클라우드 기반의 오피스 365 커머셜 매출은 31%나 늘었고, CRM 제품인 다이나믹스 365 매출도 45%나 증가했다.

현재 오피스 365에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과 같은 응용 프로그램과 원드라이브, 팀즈 등 업무용 SW가 포함돼 있다. 일반 PC나 맥,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여러 디바이스에서 업무를 이어갈 수 있고, 콘텐츠 제작, 공유 및 공동 작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MS에 따르면, 전세계 1억8000만명의 오피스 365 사용자가 매달 4700억개의 이메일, 5억6000개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1억개의 엑셀 차트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기능이 결합해 다양한 인텔리전스 서비스가 제공된다.

예를 들어 오피스에 탑재된 AI 서비스인 ‘아이디어스(Ideas)’ 기능을 활용해 파워포인트 작업을 수행할 경우, 콘텐츠의 주제 및 내용에 적합한 디자인, 배치 또는 이미지를 추천받을 수 있다. 워드에서는 MS 그래프의 AI를 활용해 사용자가 문서를 읽는 동안 약어에 대한 정의를 제공한다. 익숙치 않은 단어가 있더라도 작업의 흐름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엑셀에서는 ‘그림으로부터 데이터 삽입’ 기능을 통해 손으로 그린 차트나 프린트물을 엑셀 스프레드시트로 변환시켜준다.

무엇보다 유럽 GDPR을 포함한 1000개 이상의 규정 준수 범위를 제공하는 등 기업 고객을 위한 보안성을 강화하고 있다. 비즈니스용 원드라이브 파일 복원 및 랜섬웨어 방지, 링크 검사, 이메일 제어와 암호화, 데이터 손실 방지 정책 등 보안 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오피스 365 데이터센터 인프라에는 연간 3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는 오피스 365와의 결합해 단일 허브에서 채팅, 회의, 통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릭 한 번에 40개 이상의 언어를 번역해 전세계 직원과 협업 및 유연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또, 미팅 내용을 녹음하고 자동으로 내용을 문자로 변환해 회의 내용을 쉽게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은 고객 뿐만 아니라 MS 내부적으로도 적극 도입해 ‘디지털 워크 플레이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IT기술을 통한 업무 환경 개선 및 기업 문화를 바꾸는데도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한국MS 측은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 중인데 이를 위해선 기업 활동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나의 원처럼 구성해 실시간 분석과 즉각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선 SK텔레콤이 지난 8월 MS 애저와 오피스 365, 원드라이브 등을 전사적으로 적용해 업무 환경 개선을 꾀하고 있다.

윤현 SK텔레콤 역량·문화그룹장은 “구성원 개개인에게 일하는 방식을 바꿔 달라고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 변화를 추진할 수 없다”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필요한 효율적·생산적 업무 환경을 제공,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와 경쟁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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