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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이어 디즈니 손도 잡나…SKT, OTT 행보 ‘파죽지세’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이 재편되는 가운데, SK텔레콤 보폭이 가장 발 빠르다. 지난달 SK텔레콤은 지상파3사와 통합 OTT 서비스 ‘웨이브’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디즈니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통신3사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다.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은 2014년 매출 1446억원에서 지난해 8046억원(추정)으로 5년간 연평균 53.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유료방송 연평균 성장률은 8.5%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OTT 시장규모는 지난해 45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5년간 연평균 32.1% 증가했다. 2023년까지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화로 14조원이 넘는 120억달러를 투입하며 콘텐츠 확대에 나섰다. 같은 해 아마존은 50억달러, 훌루는 32억달러를 투자하며 글로벌 사업자들 모두 OTT 공세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워너미디어와 NBC유니버셜은 내년 OTT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진영에서 빠져나온 디즈니는 자체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다음 달 내놓는다.

이처럼 글로벌 OTT 산업이 우후죽순 커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OTT 산업에 대한 최고경영자(CEO)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주효하다. 특히,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수차례 디즈니에 대한 관심을 표현해 왔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5G플러스 전략위원회’에서 디즈니와의 협업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 달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간담회에서 디즈니를 또다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한국시장에 내년 상륙한다. 이 때문에 통신3사 모두 촉각을 곤두세운 상태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상황이라 디즈니까지 포섭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LG유플러스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넷플릭스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디즈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KT는 통신3사 중 OTT에 가장 소극적인 편이다. 올레tv모바일을 ‘시리얼’로 이름을 바꾸고 서비스를 개편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OTT ‘텔레비’ 사업을 철수했다. 내년 2월 황창규 KT 대표 임기가 끝나는 등 CEO 리스크도 의사결정 구조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디즈니가 손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SK텔레콤이 디즈니와 독점 제휴를 맺는다면, 가입자 유인효과는 물론 콘텐츠 제작 등에서 다양한 협업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 OTT 판을 넓혀 유료방송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는 애니메이션‧마블 등 콘텐츠 제작 능력뿐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 자금력까지 갖추고 있다”며 “디즈니 콘텐츠 수급뿐 아니라 제작에 동참하거나 해외로 웨이브 콘텐츠를 보내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소비자는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모바일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경쟁을 통해 비용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며 “OTT 경쟁이 활성화돼 다양한 콘텐츠가 수급된다면 전반적인 국내 유료영상 콘텐츠 시장도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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