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넷플릭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한류를 비롯한 아시아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와 협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25일 부산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이 같은 포부를 전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 2016년 한국 서비스 출시 이후 3년 만에 방한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한국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언급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콘텐츠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남미 지역에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넷플릭스는 아시아 지역에서 180개 이상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했으며, 여기에는 8000명이 넘는 현지 프로듀서 및 제작진과 출연진이 투입됐다. 한국 19개 도시와 동남아시아의 방콕, 치앙마이, 페낭, 발리 등 12개 도시에서 넷플릭스 독점작이 제작됐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JTBC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며 “창작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진정성 담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JTBC 차기 드라마 콘텐츠를 향후 3년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넷플릭스 플랫폼에 담길 콘텐츠를 선별하는 작업도 양사가 함께 협의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유통권은 넷플릭스가 독점으로 가지게 된다.

아울러 헤이스팅스 CEO는 “LG유플러스·CJ헬로·딜라이브 등 유료방송사업자는 물론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제조사와 협업하고 있으며, KBS·SBS·MBC 등 국내 방송사와 함께 CJ ENM을 비롯한 콘텐츠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아시아 지역의 창작자 커뮤니티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위해 넷플릭스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도 언급했다. 넷플릭스는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등과 협력한 바 있다.

지난 10월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 세미나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최로 지난 9월 열린 ‘제14회 아시아 드라마 컨퍼런스’에 참석해 한국 및 아시아 콘텐츠 제작자 및 작가들과 직접 소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가 미국의 방송 매체나 메이저 제작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잘 이해하는 지역 콘텐츠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각국의 창작자 커뮤니티와 직접 소통하면서 실시간으로 의사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짧은 시간 동안 한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크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헤이스팅스 CEO는 “소비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언제 어디에서 볼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시청자가 원하는 만큼의 콘텐츠를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시즌 전체를 한꺼번에 공개하거나, 자녀가 어떤 콘텐츠를 볼지 부모가 선택하는 자녀 보호 설정 기능 역시 콘텐츠 소비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헤이스팅스 CEO는 “한류와 함께 폭넓은 아시아 문화의 흐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스크린에 다양한 문화가 반영되고, 국가 간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스토리텔링을 통해 세상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