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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커진 막내 LGU+, 알뜰폰까지 통신사 중심 재편(종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심사가 모두 끝났다. LG유플러스가 최악으로 여겼던 알뜰폰 분리매각은 피했다. 사실상 과기정통부가 지도해 온 1 MNO(통신사)-1 MNVNO(알뜰폰) 정책이 폐기됐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에 이어 알뜰폰시장도 통심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조건부 인가 및 변경승인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업에 있어 ▲알뜰폰 5G‧LTE 도매대가 인하 ▲데이터 선구매 할인 제공 ▲다회선 할인 제공 ▲결합상품 동등 제공 ▲5G 단말‧유심 구매 대행 ▲LG유플러스로 부당한 전환 강요, 지원금 차별 지급 행위 금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이러한 조건은 알뜰폰시장 경쟁여건 개선을 위해 LG유플러스가 분리매각 대신 제안한 안이며, 과기정통부는 공정위 등과 협의해 최종 조건을 확정했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알뜰폰 분리매각 문제 등을 심도 깊게 논의했으나, LG유플러스가 제안한 안을 수용했을 때 알뜰폰 시장 활성화, 이용자 이익, 가계통신비 절감 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행정적으로 유지해 온 1사 1 MVNO 정책은 깨졌다”고 말했다.

◆LGU+, 유료방송 2위‧알뜰폰 1위 등극=CJ헬로는 404만명이 넘는 유료방송 가입자, 76만명 이상 알뜰폰 가입자를 확보한 케이블TV‧알뜰폰 1위 사업자다. CJ헬로를 인수한 LG유플러스는 24.8%에 달하는 유료방송시장, 15% 알뜰폰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다시 말해, LG유플러스는 KT에 이어 유료방송시장 2위, 알뜰폰시장에서는 1위로 올랐다.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CJ헬로는 1.14% 점유율을 보이는 만큼, LG유플러스는 21.7%에서 22.8%로 소폭 상향하게 되지만 알뜰폰시장만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알뜰폰 상위 4개사 CJ헬로, KT엠모바일, SK텔링크, 미디어로그는 모두 통신사 자회사이기 때문에, 전체 알뜰폰 시장의 34% 이상을 통신사가 확보하게 된다. 알뜰폰 후불 가입자의 경우, 통신사 영향력은 더욱 확대된다. 통신사 알뜰폰 자회사 후불가입자 점유율은 42.4%에서 CJ헬로 인수 후 63%로 과반을 넘게 된다.

더군다나, 이번 심사에서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분리매각을 제외해 LG유플러스는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CJ헬로 헬로모바일 알뜰폰 2개사를 소유하게 됐다. 2014년 KT는 KTIS, KT파워텔 알뜰폰 사업을 추진했으나, 정부가 불허해 KT엠모바일을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한 바 있다. 정부가 행정적으로 펼쳐온 1 통신사-1 알뜰폰사 정책이 폐기되면서, LG유플러스뿐 아니라 SK텔레콤과 KT도 다수의 알뜰폰 사업자를 자회사로 편입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통신사 자회사로 알뜰폰시장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이태희 네트워크정책실장은 “MNO 알뜰폰 자회사 합산 점유율 상한인 50%는 유효하다”며 “이러한 문제 때문에 분리매각을 살펴봤으나, 조건을 부과하는 편이 알뜰폰시장 활성화, 중소사업자에게 다양한 요금제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어 가계통신비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통신사도 알뜰폰 사업자를 추가로 인수하겠다면, 가계통신비 절감과 알뜰폰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분리매각 대신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이번 인수는 복수의 알뜰폰 사업자를 보유하게 된 LG유플러스의 승리로 평가할 수 있지만, ‘완승’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분리매각을 피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5G를 포함한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등 각종 조건을 부과 받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출시 또는 향후 출시할 주요 5G 및 LTE 요금제를 모두 도매 제공해야 하는데, 5G 도매대가는 66%까지 인하해야 한다. 알뜰폰 사업자의 3~4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알뜰폰 사업자와 별도로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 중저가 5G 요금제를 요구하고 있다.

LTE 요금제는 도매대가를 의무사업자(SK텔레콤) 대비 최대 4%p 낮췄다. 예를 들어, SK텔레콤 100GB(소진 후 5Mbps) 도매대가는 62.5%인데, LG유플러스는 58.5%가 된다. 종량제도 저가 LTE 요금제 출시를 위해 의무사업자 대비 평균 3.2% 인하된다. SK텔레콤은 1MB당 2.95원인데, LG유플러스는 이보다 저렴한 2.85원으로 수정된다. 음성은 SK텔레콤이 1분당 18.43원이며, LG유플러스는 17.87원이다.

이 외에도 LG유플러스는 LG유플러스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LG유플러스와 동등한 조건으로 이동전화 다회선 할인, 유무선 상품 등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은 알뜰폰 업계가 통신3사에 줄곧 요청해 온 사항들이며, 과기정통부 알뜰폰 활성화 정책 방향성과도 맞물려 있다. 과기정통부는 5G망을 알뜰폰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고시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LG유플러스가 알뜰폰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기 위해 수용한 것이다.

LG유플러스가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앞서 도매대가 인하 등을 꾀한 만큼, SK텔레콤과 KT도 순차적으로 이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이며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정부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네트워크정책실장은 “5G 도매대가 인하 등은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제안했다”며 “LG유플러스에서 낮은 요금제의 알뜰폰이 등장하면, SK텔레콤과 KT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이용자 이익은 커지고 가계통신비는 절감되면서 알뜰폰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CJ헬로 가입자 상당수가 KT망 가입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CJ헬로 이동전화 가입자가 LG유플러스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하고 유인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 조건을 부과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전기통신사업법으로 다시 한 번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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